[횡설수설/방형남]영화로 살아난 ‘연평해전 6용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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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25전쟁을 비롯해 남북의 무력 충돌이 공교롭게도 6월에 많이 벌어졌다. 2002년 6월 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은 북한의 평화 공세에 속으면 반드시 뒤통수를 얻어맞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례다. 북한은 도발로 위기를 고조시키고 타협을 한 뒤 보상을 받고 다시 도발을 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도 6·15남북공동선언 15주년 공동행사를 하자며 부산을 떨다 마음대로 되지 않자 남한을 비난하며 판을 깼다.

▷김대중 정부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의 화해 분위기에 빠져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도발에 ‘경고방송→시위기동→밀어내기’로 대응하라고 군에 강요했다. 해군 참수리357정은 NLL을 넘어온 북한 고속정을 밀어내려다 측면을 노출한 상태에서 공격을 받았다. 그래서 정장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6명의 희생이 더욱 안타깝다. 국군통수권자인 김대중 대통령은 별일 아니라는 듯 연평해전 다음 날 한일 월드컵 결승전 참관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연평해전 13년 만에 그날의 비극이 영화로 만들어져 10일 개봉된다. 그제 유족과 해전 생존자들이 참석한 시사회는 눈물 바다였다. 남북이 벌인 31분간의 치열한 교전은 영화에서 같은 시간의 전투 장면으로 재연됐다. 연평해전 당시 부정장이던 이희완 소령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던 전우들이 생생하게 떠올랐다”며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연평해전 6용사의 이름은 유도탄고속함에 붙어 지금도 바다를 누빈다. 고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 씨는 “우리 여섯 용사가 다시 살아난 것 같다”며 감격을 전했다.

▷영화 순제작비 60억 원의 3분의 1이 크라우드펀딩(인터넷 모금)과 후원금으로 채워질 정도로 국민적 관심도 컸다. 해군은 연평해전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함정과 병력을 지원하고 진해기지 등 촬영 장소를 제공했다고 한다. 6월은 연평해전 6용사의 위국헌신(爲國獻身)을 기억해야 하는 달이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연평해전#영화#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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