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美선교사 린튼家의 4代째 이어진 ‘한국 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03시 00분


미국인 선교사 윌리엄 린튼(한국명 인돈·1891∼1960)은 1956년 한남대를 설립하고 초대총장을 지냈다. 손자인 미국 프로메가(Promega)의 빌 린튼 회장(68)은 2일 한남대를 찾아 12만5000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이 가문의 4대에 걸친 한국 사랑이 또다시 화제에 올랐다.

린튼가의 후손들이 윌리엄 린튼 한남대 설립자의 동상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부터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 김형태 한남대 총장, 빌 린튼 프로메가 회장, 조카 데이비드 린튼 변호사. 한남대 제공
린튼가의 후손들이 윌리엄 린튼 한남대 설립자의 동상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부터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소장, 김형태 한남대 총장, 빌 린튼 프로메가 회장, 조카 데이비드 린튼 변호사. 한남대 제공
○ “할아버지가 세운 학교 지원 아끼지 않겠다”

글로벌 생명공학기업 프로메가의 빌 린튼 회장은 이날 한남대를 방문해 학생들의 바이오 교육 및 인턴십, 관련 연구를 위해 12만5000달러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윌리엄 린튼 장학연구기금’을 만들어 매년 2만5000달러씩 최소 5년 이상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한남대가 최근 설립한 신경정신의약전략연구소와 프로메가 USONA 연구소의 협력 연구도 돕는다. 한남대 학생들은 기금을 활용해 미국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 있는 프로메가의 비영리교육기관에서 인턴십을 이수할 수 있다.

빌 린튼 회장의 한남대 지원은 10년 전 시작됐다. 2005년 한남대와 공동으로 대전의 대덕연구개발특구에 ‘한남대-프로메가 BT 교육연구원’을 설립하고 시약과 제품의 무상 제공을 통해 1만여 명의 교육과 연구를 지원했다.

위스콘신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빌 린튼 회장이 1978년 창업한 프로메가는 생명과학의 기초 연구 및 응용과학기술 분야에 사용되는 혁신적인 시약과 장비 및 서비스를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2013년 말 기준 매출 3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회사다.

빌 린튼 회장은 “할아버지께서 세운 한남대가 생명공학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형태 한남대 총장은 그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강연을 요청해 들었다.

○ 4대(代) 120년 이어진 ‘한국 사랑’ 화제

조지아 공대를 수석 졸업한 윌리엄 린튼은 1912년 21세의 나이로 한국에 건너와 48년간 선교와 교육에 헌신했다.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 거부 등 항일 운동에 동참했고 1919년 3·1운동을 목격한 뒤 그해 8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남부지역 평신도 대회에 실상을 알렸다. 전주의 신흥학교와 기전학교, 한남대를 설립해 민족교육에 앞장섰다.

6·25전쟁 당시 많은 선교사들이 한국을 떠났지만 그는 전주에 남아 성경학교를 운영했다. 정부는 2010년 3·1절에 국권 회복과 교육에 헌신한 공로로 외국인에게는 드물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그의 장인은 1895년 기독교 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광주 수피아여고 등을 설립한 유진 벨(1868∼1925)이고 후손들도 한국과 인연을 이어갔다. 윌리엄 린튼의 셋째 아들 휴 린튼(인휴)은 6·25전쟁에 참전했고, 순천에 결핵진료소와 요양원을 세워 의료 선교를 했다. 휴 린튼의 아들 스티브 린튼(인세반)은 1989년 ‘남북한 윤리 및 도덕 교과서’를 비교 연구해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 유진벨재단을 설립해 북한 결핵 퇴치에 앞장섰다.

빌 린튼의 사촌 동생이면서 윌리엄 린튼의 손자인 존 린튼(한국명 인요한)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으로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해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빌 린튼의 2일 한남대 방문에 동행했다. 한남대는 개교 50주년을 맞아 2006년 4월 17일 교정에 린튼기념공원을 세웠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남대#린튼가#한국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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