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때 의존할 사람없다” 한국, OECD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5일 03시 00분


메마른 情에 “친구-이웃 있다” 72%… 36개국 평균보다 16%P 낮아

한국인들의 ‘정(情)’이 메말라 가고 있다.

한국인들이 ‘어려울 때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의 ‘2015 더 나은 삶 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1개 세부 항목 가운데 ‘사회적 연계(Social connection)’에서 36개 조사 대상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인은 72%만이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친구, 친척 또는 이웃이 있다’고 응답해 OECD 평균인 88%보다 16%포인트 낮았다.

한국은 11개 지표 중에서 사회적 연계뿐 아니라 여유로운 삶을 나타내는 5개 지표에서도 OECD 하위 20% 안에 들었다. ‘일과 삶의 균형’은 36개국 중 33위였으며 ‘건강’은 31위, ‘환경’은 30위, ‘삶의 만족도’는 29위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50시간 이상인 노동자의 비율은 한국이 18.7%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이 비율이 높은 국가는 터키(40.9%), 멕시코(28.8%), 일본(22.3%)뿐이었다.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에서는 한국인은 10점 만점에 5.8점으로 29위에 그쳤다. OECD 평균은 6.6점이다. 한국인의 삶은 ‘직업’(16위)과 ‘주거’(20위), ‘소득’(24위)에서 OECD 회원국 중 중간 수준으로 드러났다. 반면 투표 참여율과 규제 도입 시 합의 과정의 투명성 등을 따지는 ‘시민참여’(4위)와 ‘교육’(4위), ‘안전’(6위)은 상위 20% 내에 포함됐다.

OECD의 ‘더 나은 삶 지수’는 주거, 소득, 직업, 교육, 환경, 건강, 삶의 만족도, 안전 등 11개 부문을 평가해 국가별 삶의 질을 가늠하는 지표다. 11개 부문을 모두 합친 전체 순위에서 한국은 27위로 지난해보다 두 단계 떨어졌다. 올해 전체 1위는 지난해에 이어 호주가 차지했고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등도 상위권에 속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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