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2차 확산]
식당 매출 3분의 1토막… 백화점 한 층에 손님 5, 6명뿐
영화 관객 이틀간 20만명 줄고 집에서 TV시청은 늘어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놀이공원, 마스크와 손 청결제가 품절된 대형마트, 준비된 자리를 다 채우지 못한 결혼식과 돌잔치. 메르스 확진자가 64명까지 늘어난 주말 대한민국 곳곳의 풍경이다.
○ “놀이공원에 사람이 너무 적어서 안심”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는 휴일의 놀이공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썰렁했다. 휴일엔 두 시간은 기다려야 탈 수 있는 놀이기구 ‘아틀란티스’의 대기시간은 20분에 불과했다. 비수기 평일에도 못 미치는 이용객이 들었다는 게 롯데월드의 설명이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이건형 씨(44)는 “메르스 때문에 사람이 안 올 것 같아서 와봤다”며 “너무 적어서 오히려 안심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전국적인 상황도 비슷했다. 6일 속리산국립공원 법주사 지구를 찾은 탐방객은 1000여 명에 그쳐 2000∼3000명이 몰리는 평소 주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50·여)는 이날 “손님이 3분의 1로 줄었는데 주변 음식점도 다 그렇다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도심에서도 백화점과 영화관처럼 사람이 몰리는 곳의 방문객 감소가 뚜렷했다. 6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백화점에는 층마다 마스크를 낀 손님 대여섯 명이 돌아다닐 뿐이었다. 한 의류 매장 직원은 “주말엔 아이 손잡고 나들이 겸 쇼핑하는 손님이 많았는데 오늘은 전혀 없다”며 “말을 걸어도 마스크를 쓴 채 ‘알아서 보고 갈게요’라고 말하는 손님이 늘어 난감하다”고 전했다.
○ 한 번뿐인 결혼식·돌잔치에도 여파
영화관은 관객 감소가 통계로도 확인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5일)과 토요일(6일) 영화 관객 수는 101만3000여 명으로 약 121만9000명이던 일주일 전에 비해 20만 명 가까이 줄었다.
개인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대형마트에서는 마스크와 손 청결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결혼식과 돌잔치 같은 가족행사 역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6일 서울 송파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결혼식은 지방에서 오기로 한 하객들이 메르스 때문에 상경을 포기해 준비된 좌석의 3분의 2가량만 채운 채 진행됐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예식장에서 결혼한 김모 씨(33)도 “‘메르스 때문에 직접 못 가고 축하의 마음만 전한다’고 양가에 일찌감치 알려온 하객이 적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7일 돌잔치 하객 임민영 씨(28·여)는 “잔치 장소 입구에 소독기까지 설치됐지만 손님은 절반밖에 안 왔더라”며 안타까워했다.
○ 한적한 장소 찾고 집에서 TV 보고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피하면서 주말을 즐기는 모습도 목격됐다. 6일 오후 10시경 서울 종로구 북악산 팔각정 입구는 서울 야경을 보러 온 연인들의 차로 북적였다. 이곳을 찾은 박모 씨(29·여)는 “갈 곳이 많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여기로 오자고 했다”며 “사람들과 떨어져 야경을 즐길 수 있어 요즘 같은 때 최적의 데이트 장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머물며 TV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TV 시청률은 소폭 상승했다. 전체 TV 시청률은 지난달 26, 27일 평균 30.6%였지만 메르스 공포가 확산된 뒤인 이달 2, 3일은 평균 31.5%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지상파 방송국 토요일 시청률의 합계도 5월 30일 20.4%에서 6월 6일 22.2%로 올랐다.
▼ 서울시 ‘공채 필기시험’ 13일 예정대로 ▼
한편 서울시는 13일 열리는 ‘2015년 공무원 공채 필기시험’을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시험엔 총 2284명 선발에 13만515명이 응시해 평균경쟁률 57.1 대 1을 기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