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을 국내 성형외과에 소개한 뒤 고액의 수수료를 챙긴 불법 성형브로커들이 대거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 이철희)는 중국인 관광객을 모집해 국내 성형외과에 소개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불법 브로커 106명을 붙잡아 7명을 구속 기소하고 9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아직 검거하지 못한 중국 현지 브로커 등 14명의 소재도 쫓고 있다. 이와 함께 의사에게 명의를 빌려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면서 불법 브로커로부터 고객을 소개받은 2명도 구속 기소됐다. 이들에게 이름을 빌려 준 의사 7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이번에 기소된 장모 씨(32·중국) 등 브로커 106명은 외국인 환자 유치업 등록을 하지 않고 중국인들을 국내 성형외과에 소개한 뒤 수술비의 30¤60%를 수수료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받은 수수료는 확인된 금액만 24억 1500여만 원에 이른다.
대부분 중국인이거나 중국에서 귀화한 한국인인 브로커들은 중국 현지 유흥주점이나 미용실 등을 직접 찾아가 환자를 모집하거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고객을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 유학생이 아르바이트 삼아 브로커 노릇을 한 경우도 있었다.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며 국내 병원에 고객을 알선하던 브로커가 아예 국내로 진출해 직접 성형외과를 운영한 사례도 확인됐다. 검찰이 추적 중인 중국 현지 브로커 장모 씨(36·여)는 중국의 고급 휴양시설에서 성형 박람회를 열어 고객을 모은 뒤 국내 성형외과에 소개했다. 그는 중국인 고객으로부터 수술비를 실제의 5¤10배까지 부풀려 받아 국내 병원에는 실제 수술비만 지급하고 차액은 자신이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국에서 귀화한 한국인 곽모 씨(41)와 짜고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명의를 빌린 뒤 인천에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개설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곽 씨와 함께 8억 원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검찰은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성형외과들이 불법 브로커에게 높은 수수료를 주고 고객을 유치하면서 의료비가 뛰고 의료사고 위험도 커져 국가 이미지 실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3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무등록 브로커들뿐만 아니라 당국에 정식으로 등록된 외국인 환자 유치업체들도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 것 등을 제재할 법적 장치가 없다며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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