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대응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패혈증 관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9일 14시 22분


세계과학기자대회서 메르스 긴급 세션 열려

9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 긴급 세션으로 메르스 관련 발표가 마련됐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홍기종 파스퇴르연구원 박사가 나서 현재 국내 메르스 확산에 대한 내용을 브리핑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날 메르스 세션에는 대회에 참석한 외신 기자들이 대거 참석해 발표장을 가득 메웠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홍 박사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주요 특징과 현재 한국의 상황, 그리고 효과적인 메르스 대응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설명했다.

홍 박사는 “메르스 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일어나는 RNA 바이러스 종이지만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환자들에게서 채취한 메르스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중동에서 발견된 것과 다른 특이한 유전자 변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메르스 대응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몸에서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패혈증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패혈증을 조절하는 효과적인 약이 개발되면 메르스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된 이유로 지목된 병원 내 전파와 관련해서도 “병원체 농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발표한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동에서 유행한 메르스 바이러스 조사 결과와 한국의 상황을 비교했다. 그는 현재 초미의 관심사인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에 대해 “2014년 사우디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당시에도 병원 내 감염이 약 95%였다”며 “가정에서 생활하다가 가족으로부터 전염된 환자는 4%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중동에서의 상황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메르스 바이러스는 환자와 2m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의 경우 다른 병실에 있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서도 메르스가 전파된 점이다. 김 교수는 “에어콘 등이 유발한 공기 흐름을 타고 에어로졸이 조금 더 멀리 날아갔을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해질수록 바이러스 배출이 많은데 이때 환자가 병원 응급실에 있었던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발표를 들은 외신 기자들은 “지역사회 감염 없다면서 휴업이나 휴원을 결정한 것은 과잉 대응이 아닌가” “질병관리본부 트위터 계정은 왜 비활성화 상태가 됐는가” 등 정부의 대응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도 발표장을 방문해 “오늘도 환자가 8명 발생했는데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중증 환자와 접촉하지 않는 경우에는 전파가 잘 되지 않는다”며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요양원 등에서 전파의 연결고리가 될 만한 중증 환자를 빨리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정부와 의료기관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공유해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행 가능성이 있는 질병에 대해 다양한 사전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기자jxabb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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