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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주제는 ‘호국보훈’]<108>민방위 훈련 다함께 참여를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움직이지 말고 잠시 몸을 피한 뒤 건물 밖으로 대피하세요.”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타운에서 근무하는 삼성전자 박모 과장(34·여)은 안내 방송을 듣고 대피했다. 사무실 동료들도 일제히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삼성그룹 임직원 1만여 명은 모두 건물 밖으로 나왔다. 박 과장은 “30층이 넘는 높이에서 계단을 이용해 내려오는 게 쉽지는 않았다”면서도 “이후 지진 발생 시 대피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 나니 실제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은 삼성전자와 국민안전처가 제398차 민방위의 날을 맞아 진행한 것이다. 국민안전처는 “이제 민방위 훈련도 실제 재해·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숙지하는 행사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방위 훈련은 전쟁이나 재난 등 비상사태에 대처하는 능력을 국민들이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에는 6차례 실시됐고, 올해는 8차례 실시된다. 대피 훈련 외에 소방차에 길 터주기 훈련(3월)처럼 실제 생활에서 꼭 필요한 상황을 가정한 훈련도 한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일반 국민은 민방위 훈련 시작과 함께 울리는 경보 사이렌을 통해 비상 상황을 인지하고, 안내방송을 숙지하기만 해도 실제 재난이 발생했을 때 큰 도움이 된다”며 “잠시만 하던 일을 멈추고 20분 정도 실시하는 민방위 훈련에 동참하는 게 사회 안전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국가재난정보센터(safekorea.go.kr)를 통해 간접적으로 민방위 훈련에 참여할 수도 있다. 국가재난정보센터 자료실에는 ‘민방공 대피요령’ ‘내 주변 대피소 찾기’ ‘화재대피 방법’ 등 유용한 정보가 올라 있다.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 차정회 교수는 “2008년 중국 쓰촨(四川) 성 대지진 당시 연간 두 차례에 걸쳐 지진 대피 교육을 실시했던 쌍짜오(桑棗) 중학교에서는 단 한 명의 사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민방위 훈련을 번거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요령을 익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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