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림동 자치위원장 김창숙씨, 자비로 美방문… 재원조달 등 분석
뉴욕 하이라인파크 “버려진 철로에 시민주도로 조성”
뉴욕과 서울 서울시는 미국 뉴욕 하이라인파크(위쪽 사진)를 모델로 서울역 고가의 공원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5월 서울역 고가 개방 행사를 찾은 시민들이 고가를 걷고 있다. 동아일보DB
김창숙 씨(63·여)가 서울 중구 중림동에 터를 잡은 것은 1975년. 아이 둘을 키우며 평범한 엄마로 살던 그는 지난해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았다. 40년간 살아온 동네를 위한 작은 봉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김 씨의 삶이 바뀌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국 방문 중 서울역 고가를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초 계획대로 고가를 철거하면 북부 역세권이 개발되고 대체 도로가 들어서게 된다. 노숙인도 줄고 청소차 차고지도 이전돼 주변 환경이 개선될 거라 기대했었다.
급기야 김 씨는 4월 15∼22일 자비를 들여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 다녀왔다. “반대를 하더라도 직접 가봐야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이틀간 뉴욕 하이라인파크 2.4km를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걸어 봤다. 하이라인파크에 올라 탁 트인 허드슨 강을 보는 순간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역 고가가 결코 뉴욕 하이라인파크가 되기 힘들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는 “1930년대에 세워진 하이라인파크는 이미 버려진 철로로 만들었지만 서울역 고가는 하루 평균 통행 차량이 4만6000대나 된다”며 “철로는 사이사이 흙길이 있어 자생적으로 꽃이 자라나지만 고가는 인위적으로 흙을 깔고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용 조달 문제도 완전히 달랐다. 지자체가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역 고가와 달리 뉴욕 하이라인파크는 시가 철로를 철거하려고 하자 1999년 ‘하이라인의 친구들’이라는 비영리단체가 보존에 나섰다. 비용 1억5000만 달러 가운데 3분의 2를 ‘하이라인의 친구들’이 마련했다.
그러나 서울역 고가에는 세금 380억 원이 들어간다. 또 흙을 깔고 무거운 나무를 옮겨 심어야 한다. 전기로 물을 끌어올려 공급해야 한다. 조성 후에도 유지비용이 상당히 들 수밖에 없다. 김 씨는 “고가를 철거하고 서울역 일대에 380억 원을 투자한다면 훨씬 나은 공원을 만들 수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건물 사이사이를 지나가는 하이라인파크는 자연스럽게 그늘이 져서 걷다 쉬다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00년 된 과자공장을 개조한 첼시마켓으로부터 유입되는 관광객도 많다. 반면에 서울역 고가는 나무를 심는다 해도 더위와 추위를 피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어두컴컴한 교각 아래도 그대로 남아 말끔해지기 어렵다.
하이라인파크와 서울역 고가의 차이를 차례로 설명하던 김 씨는 “우리 동네 명운이 걸린 일”이라며 박 시장에게 호소했다. “이웃집 숟가락 개수까지 알고 지내는 동네인데…. 지지와 반대로 나뉘면서 서로 불편해지고 있어요. 시장님, 우리 지역을 살리고 싶다면 고가를 철거하고 대체 도로를 만들어 주세요.”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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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2 22:01:42
고가공원 나무그늘에서 쉴수 있게 정원을 만들 계획으로 아는데, 만들기 전부터 쉬기 힘들거라고 추측하여 부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 어두컴컴한 교각 아래도 고가공원과 연계하여 서울역 북부개발과 함께 새롭게 바뀐다고 한다. 관광객을 끌어들여 교류와 관광수입을 창출할수 있다
2015-06-12 21:53:56
위 글에 몇가지 반론을 하자면, 시민주도로 하고 공공주도로 하고의 차이가 중요한게 아니고 누가 하든간에 할만한 사업이냐가 중요하다. 또 모든 일에는 찬반이 있게 마련이고 서로 조율해서 좋은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천공항도 건설에 반대가 엄청많았다..
2015-07-13 09:32:09
380억이나 들여서 공원을 만들어야하는 이유가 뭔데? 공원이란곳이 좀 쉴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수만대 통행차량으로 먼지 소음 배기가스가 가득한곳에 누구보고 가서 쉬라고 할건가 관리하는데 비용도 많이 들거고 공원으로 효용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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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2 22:01:42
고가공원 나무그늘에서 쉴수 있게 정원을 만들 계획으로 아는데, 만들기 전부터 쉬기 힘들거라고 추측하여 부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 어두컴컴한 교각 아래도 고가공원과 연계하여 서울역 북부개발과 함께 새롭게 바뀐다고 한다. 관광객을 끌어들여 교류와 관광수입을 창출할수 있다
2015-06-12 21:53:56
위 글에 몇가지 반론을 하자면, 시민주도로 하고 공공주도로 하고의 차이가 중요한게 아니고 누가 하든간에 할만한 사업이냐가 중요하다. 또 모든 일에는 찬반이 있게 마련이고 서로 조율해서 좋은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천공항도 건설에 반대가 엄청많았다..
2015-07-13 09:32:09
380억이나 들여서 공원을 만들어야하는 이유가 뭔데? 공원이란곳이 좀 쉴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수만대 통행차량으로 먼지 소음 배기가스가 가득한곳에 누구보고 가서 쉬라고 할건가 관리하는데 비용도 많이 들거고 공원으로 효용성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