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감사… 방역 총체적 부실
농가 민원에도 새 백신 도입 ‘뒷짐’… ‘가축질병 KT 빅데이터’ 활용키로
지난해 말 전국적으로 확산됐던 돼지 구제역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총체적으로 허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 백신’ 얘기까지 나왔던 구제역 백신 관리에서 허점이 많이 발견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3월 2일부터 4월 10일까지 돼지 구제역 관련 대응 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구제역 백신의 선정과 수입 경로 다변화, 과태료 부과 등의 업무에서 부적절한 사례가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농식품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치료 효과가 좋은 백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점이 드러났다. 검역본부는 지난해 9월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로부터 당시 사용 중이던 구제역 백신이 국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에 큰 효과가 없다는 보고서를 받았지만 올 2월까지 새 백신 도입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 당시 일부 농가는 백신 효능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지만 농식품부는 줄곧 백신 효능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는 백신 관리 부실과 관련된 공무원 32명 중 5명에 대한 처분을 중앙징계위원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나머지 27명은 농식품부 장관 또는 검역본부장이 징계 조치 할 예정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방역 과정에서 나온 문제점을 바탕으로 다음 달 중 ‘가축 질병 방역 체계 개선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또 농식품부와 KT가 개발 중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가축 질병 발생 위험도 사전 예측 모델’도 지속 개발해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12월 31일 ‘농식품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경로를 예측할 수 있는 솔루션(KT 개발)을 확보하고도 활용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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