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진열대에 놓인 각종 물건을 구경하고 있던 여고생 박모 양(18)의 엉덩이를 중년 남성 A 씨가 만지고 지나갔다. 박 양은 함께 있던 친구들에게 이를 알린 뒤 함께 남성을 뒤따라갔다. A 씨가 또 다시 한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고 지나가는 것을 목격한 박 양 등 여고생 5명은 A 씨의 성추행 현장을 잡기 위한 ‘함정 수사’를 계획했다.
박 양의 친구인 이모 양(18)은 A 씨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게로 앞질러 갔다. 잠시 후 A 씨는 물건 구경을 하고 있는 이 양의 뒤로 다가와 엉덩이에 손을 댔다. 이 양은 “아저씨, 어디를 만져요”라며 소리를 질렀고, 박 양 일행은 이 남성을 둘러쌌다. 그러나 A 씨는 횡설수설하면서 추행을 부인하기 급급했다. 이 남성은 여학생들에게 “어른도 아닌데 누가 너희 말을 믿겠냐”며 큰소리까지 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양 일행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 씨를 검거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1일 A 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의 범행 장면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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