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밭에서 나는 황금’ 진도 울금을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3일 03시 00분


커큐민 성분이 혈액-혈관 정화… 치매 등 뇌혈관계 질환예방 효과
“대한민국 대표 건강식품 만들자”… 진도군, 대기업과 공동 마케팅 나서

전남 진도군 일대가 울금으로 뒤덮여 있다. 카레의 주원료인 울금은 아열대 식물로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 진도산의 품질이 우수하다. 진도군 제공
전남 진도군 일대가 울금으로 뒤덮여 있다. 카레의 주원료인 울금은 아열대 식물로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 진도산의 품질이 우수하다. 진도군 제공
아열대 생강과에 속하는 울금(鬱金)은 ‘밭에서 나는 황금’이라 불린다. 속 색깔이 노랗고 함유된 커큐민 성분이 몸속 혈액과 혈관을 정화시켜 치매나 중풍 등 뇌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도 ‘어혈을 푸는 데 효과가 있다’고 기록될 정도로 예부터 약재로 주목받아 왔다.

국내에서 울금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곳은 전남 진도다. 서남해안에 위치한 진도는 연중 평균기온이 14도, 일조량이 연간 1969시간이나 되고 겨울이 따뜻해 울금이 잘 자란다. 진도 울금은 타 지역보다 색깔이 좋고 향이 깊은 데다 수확시기가 늦어 알이 굵다. 진도군이 울금을 대한민국 대표 건강식품으로 만들기 위해 ‘명품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과 함께 제품 개발에 나서는 한편 지역전략식품육성사업 선정을 계기로 밭작물 대체작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 대기업과 손잡고 본격 마케팅

진도군은 지난달 29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CJ제일제당, 이마트와 진도 울금 상품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울금 대중화를 위해 대기업과 손잡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진도 울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유통망을 이용해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진도군과 CJ제일제당, 이마트는 진도산 울금으로 만든 신제품 차(茶)를 선보였다. 4월 출시된 ‘한뿌리 울금차’는 울금을 잘게 썰고 장기간 건조시켜 우려내는 전통방식으로 제조했다. 씁쓸한 맛의 울금에 현미의 구수함이 더해져 부드러운 풍미를 즐길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전통 식품을 연구하던 중 울금의 다양한 기능성을 눈여겨봤다. 진도산 울금이 품질이 좋고 국내 생산량의 80%를 차지해 수급이 원활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CJ제일제당은 진도군과 울금을 활용한 제품 개발을 논의하면서 이마트에 유통을 제의했다. 진도에서는 지난해 200여 농가가 63ha에서 1100t의 울금을 생산해 110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 올해는 189ha에서 3000t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대기업과의 공동 마케팅은 지역 특산물 발굴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대표적인 상생협력 사례”라고 말했다.

○ 사업단 꾸려 명품화 도전

진도 울금은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 기능 개선 식품으로 인정받고 지난해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리적 표시제에도 등록됐다. 울금은 파종부터 수확까지 품이 많이 들지 않는 데다 농약 등을 쓰지 않아 친환경 재배가 가능하다. 진도군은 지역 특산품인 대파와 겨울배추가 가격 파동으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대체 작목으로 울금 재배 면적을 해마다 늘리고 있다. 울금 원료가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대기업 납품 등 판로에도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울금은 분말로 가공해 먹거나, 차나 환(丸) 형태로 섭취하기도 한다. 특유의 맛과 향이 부담스러우면 우유나 요구르트 등 유제품과 함께 먹기도 한다. 수육 생선조림 찌개에 넣으면 비린내와 잡냄새를 잡아준다.

진도군은 울금이 농림부로부터 지역전략식품육성 사업으로 선정되자 농협, 영농조합법인, 농가와 함께 울금식품가공사업단을 만들었다. 사업단은 11월 대규모 가공공장이 완공되면 그동안 주문자생산방식에 의존했던 울금 티백차 울금엿 울금젤리 등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돼 지금보다 농가 소득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시우 울금식품가공사업단장(46)은 “음료를 만드는 대기업에 원료를 공급하고 사업단은 티백이나 식품에 들어가는 엑기스 생산에 주력하는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황금#진도#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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