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끊겼던 전주 한옥마을-상가… 메르스 진정되며 관광객 늘어
개점휴업 예술계도 공연 재개
“한 달가량 지속되던 터널의 끝이 보이는 것 같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모 씨(57)의 말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초토화되다시피 했던 전북지역 관광지와 상가에 조금씩 회복 기운이 감돌고 있다.
전북에서는 10일 전주시에서 3번째 확진환자가 나온 뒤 2주 동안 추가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는 사람도 12일 765명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3일 현재는 73명이다. 병원 격리가 8명, 자가 격리 24명, 능동감시대상 41명이다. 관리대상자가 이처럼 줄어든 것은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순창군 순창읍 장덕리처럼 2주간의 잠복기가 지난 격리 대상자들에 대한 격리가 해제됐기 때문이다.
전북은 확진환자 수가 3명(2명 사망)으로 수도권 등에 비해서는 많지 않았지만 마을 전체가 통제된 순창 장덕리 등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 전주시 소상공인 매출 조사 결과 대형마트는 15∼20%, 전통시장은 60% 정도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600만 명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은 6월 들어 주말에도 거리와 상가가 썰렁할 정도였다.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한옥마을의 대표적 유료관광지인 경기전(慶基殿·사적 제339호)을 찾은 관광객은 2만3941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만9813명의 30%도 채 안 되는 수치다. 이 기간에 매주 수십 건의 주말 예약 투어가 취소됐다.
메르스 확산 조짐이 나타난 이달 첫 주말 경기전을 찾은 관광객은 50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4963명의 20% 선에 그쳤다. 두 번째 주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1에 못 미쳤다. 하지만 셋째 주에 작년 동기 대비 3분의 1을 넘어서면서 메르스가 한 고비 넘긴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6월 마지막 주말의 관광객 수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최근 메르스 사태가 다소 진정되면서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23일 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 관광업계 종사자들과 함께 강천산을 찾아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순창 강천산을 찾아주셔서 고맙다”며 “안전한 전북으로 여행 올 수 있도록 입소문을 내달라”고 관광객들에게 당부했다.
전북도는 이날 전북대병원 등 메르스 지역거점 의료기관 5곳에 38개의 음압병실을 설치하고 장비를 구입할 수 있도록 129억 원의 국비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메르스 발생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바이러스와 아무런 상관이 없음에도 농산물 구매 기피 현상이 발생하자 농산물 피해 지원 대책을 건의했다.
개점 휴업 상태이던 예술 공연계도 정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 상설공연추진단은 메르스 여파로 10일부터 중단했던 전북 브랜드 공연 뮤지컬 ‘춘향’과 새만금 상설 공연 ‘아리울 스토리’를 24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전주한옥마을 소리문화관의 인기 공연인 ‘한옥스캔들’과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도 7월 2일부터 재개된다. 소리축제 관계자는 “아직 메르스 여파가 남아 있지만 전북지역 메르스 확산세가 소강 상태를 보이고 휴업에 들어갔던 학교들이 정상화함에 따라 공연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공연장마다 손소독제, 체온계, 마스크 등을 준비하기로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