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란 같은 볼거리와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경남 양산에서 올여름 휴가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 경남 동부에 위치한 양산시는 부산, 울산 두 광역시와 연계한 이른바 ‘삼산벨트(부산 양산 울산)’의 중심이다.
○ 명산 고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계곡
경부고속도로, 부산∼언양∼경주와 부산∼울산을 연결하는 국도가 양산시 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지른다. 지방도는 양산시 전역은 물론 부산 울산 밀양 등으로 연결된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은 양산 신도시까지 운행한다. 남부에는 경부선 철도가 낙동강변을 따라 통과하는 등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다.
양산은 수려한 산천과 고찰이 많기로 이름나 있다. 양산의 영산인 영축산 자락에 있는 통도사는 합천 해인사, 전남 순천 송광사와 함께 국내 3대 사찰로 꼽힌다. 대웅전 안에 불상이 없는 대신 옆쪽 금강계단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있는 불보(佛寶)사찰이다. 국내 사찰 중 가장 많은 43종의 유형불교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1999년 4월 개관한 성보박물관은 세계박물관을 통틀어 가장 풍부한 불교 유물을 자랑하는 국내 유일 불교회화 전문 박물관이다. 영축산 기슭에는 20개의 암자가 통도사를 앞섶에 싸듯 안고 있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자장암 계곡에 발을 담그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자장암은 통도사 창건주인 자장율사가 수도했던 암자다. 이 암자에는 불심이 깊은 사람들에게만 모습을 보인다는 금와(金蛙)보살 덕분에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법당 뒤편 암벽에 난 조그만 구멍에 사는 개구리가 금와보살이다. 통도사 산문에서 본 절까지 1.5km 소나무 숲길은 무풍한송(舞風寒松·바람은 춤추고 소나무는 차다)길로 널리 알려져 있다. 통도사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등 여름철 맞춤형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추억여행으로 손색이 없다.
천성산 기슭에 위치한 내원사는 비구니가 수도하는 명찰이다. 절 아래 4km 정도 뻗은 계곡은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경치가 아름다워 도지정기념물로 돼 있다. 계곡마다 기암절벽과 3층 바위, 작은 폭포, 소병풍바위가 둘러싸여 있다. 한여름에도 뼛속까지 시릴 정도로 물이 차가워 피서객들의 발길이 넘쳐난다.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약 4km 떨어진 원효산 계곡 홍룡폭포도 절경이다. 그리고 폭포 아래 아담한 홍룡사가 운치를 더한다.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홍룡사 계곡은 가족단위 피서객이 많다.
원동면에 걸쳐 있는 배내골은 내원사 계곡에 버금가는 유명한 곳. 양산시내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영남알프스’ 가지산 고봉들의 산자락을 타고 흘러내린 맑은 물이 모여 이룬 계곡은 한 폭의 그림이다. 계곡 인근에 야생 배나무가 많아 배내골로 불린다. 국내 유일 사원벽화(보물 1120호)를 보존하고 있는 신흥사도 위치해 있다. 주변에 펜션이 많아 숙박여행지로 적격이다. 9개 농가가 도시민을 위해 농촌체험프로그램인 팜스테이를 운영한다.
배내골 마을 뒷산 통도골은 일반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명소다. 크고 작은 폭포들이 절경을 이룬다. 선녀탕은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조폭들이 물속에서 누가 오래 있나 내기를 했던 곳이다.
시원스레 뻗은 낙동강 동쪽의 오봉산 임경대(臨鏡臺)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통일신라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이 낙동강에 비친 산의 모습이 마치 거울 같다며 읊은 시에서 유래했다. 2001년 개봉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과 차태현이 이별을 했던 장소다.
동면 법기리에 위치한 법기수원지는 최근 힐링 장소로 인기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으나 2011년 일부 구간이 개방됐다. 높이 30m가 넘는 아름드리 편백나무 1만여 그루와 히말라야시다 나무는 이색 풍경을 그려낸다.
○ 볼거리, 즐길거리도 ‘풍성’
자연의 아름다움이 심신을 달랜다면 시끌벅적한 공간은 가족끼리 또 다른 휴가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통도사 인근의 통도환타지아. 3대가 즐길 수 있는 종합 리조트시설인 이곳에는 다양한 물놀이 및 놀이기구와 골프장 등을 갖췄다. 9가지 파도 체험이 가능한 파도풀, 해적 바가지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는 아쿠아 플레이, 다양한 슬라이드와 미로는 짜릿한 스릴과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통도사에서 내원사로 가는 길목 왼쪽 산중턱에 있는 ‘도자기공원’에서는 도자기 만들기, 천연염색교실, 천연비누 만들기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통도사에서 강변로를 따라 예술인촌을 지나면 숲 속의 종합관광휴양지인 해운자연농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온천과 찜질은 피로를 확 풀어준다. 용당동 대운산자연휴양림은 삼림욕을 즐기거나 캠핑문화를 즐길 수 있다.
물금취수장에서 원동취수장까지 2.2km 구간 기찻길 옆으로 조성된 황산베랑길에서는 낙동강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석양이 일품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마치 물위를 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환경기초시설의 굴뚝을 겸한 160m 높이 양산타워의 야경은 매력 만점이다. 국내에서 3번째로 높은 타워 전망대에는 60분마다 한 바퀴씩 돌아가는 회전 북 카페와 양산시 홍보관이 있다.
인구 30만 시대를 앞둔 ‘액티브(Active) 양산’을 이끌고 있는 나동연 시장은 “양산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대자연과 첨단문명이 조화를 이룬 곳”이라며 “명품 휴양지에서 휴가의 묘미를 만끽해 보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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