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이 유엔의 자문위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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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드 인권대표, 위안부피해자 만나

“유엔도 위안부 해결 노력할 것” 자이드 라아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왼쪽)가 2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손을 잡고 격려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유엔도 위안부 해결 노력할 것” 자이드 라아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왼쪽)가 2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손을 잡고 격려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자이드 라아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2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 여성 인권박물관’에서 김복동(89) 길원옥(86) 이용수 할머니(86)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만났다.

비공개 면담에서 자이드 대표는 “할머니들의 요구를 담아 유엔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할머니들도 이런(피해 사실) 이야기들을 계속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 “생존자인 할머니들의 육성은 굉장히 중요하고 영향력이 크다. 여러분은 저의 자문위원”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할머니들은 자이드 대표에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금색 ‘희망 나비’ 배지, ‘평화비(소녀상)’를 건넸다. 자이드 대표는 “고통받은 사람들을 대신해 나선 여러분의 용기와 행동이 우리 모두에게 감화를 줍니다”라는 방문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면담 후 기자들에게 “서울에서 만난 사람 가운데 나이 들고 연약하지만 자신들이 겪은 일을 알리고 세계 여러 곳에서 여전히 고통 받는 이들을 돌보는 데 열정적인 세 분(피해자 할머니)보다 중요한 분들은 없는 것 같다”고 이날 만남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전임자인 나비 필라이 전 인권최고대표가 지속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해 분명하게 얘기해 왔고 저 역시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자이드 대표는 이날 오후 연세대 특강에서도 “고통스러운 과거가 재발되지 않는 최상의 길은 그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후대에) 전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들의 요구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으면 화해란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이 싫어하는 ‘성노예’라는 표현을 직접 쓰며 “성노예 피해자들이 바라는 것은 (과거사) 인정과 진심어린 사과”라고 밝혔다.

할머니 세 분은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184차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그동안 모은 5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에서 배상금이 나오면 전부 딱한 사람들에게 바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언제 나올지 몰라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김배중 기자
#자이드#인권#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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