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들에 메르스 여파까지 더해져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다. 특히 지방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농가 경제는 관광수익과 특산물 판매 감소 등으로 고전 중이다.
경북 포항시에서 부추 농사를 지으면서 부추즙을 만들어 파는 이모 씨(30)는 “역사나 터미널, 시장부터 호미곶 같은 관광지에 이르기까지 사람 자체가 크게 줄었다”며 “사람들이 버스도 잘 안 타더라. 이번 달에만 매출이 절반 넘게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성태 전북도 농촌활력과 주무관은 “사람들이 여가활동을 줄이면서 주말에 전북지역 농촌에 관광을 오는 사람들이 90% 가까이 감소했다”며 “관광객 대상으로 주말에 운영되는 판매장의 매출이 100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줄어들 정도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도시 음식점의 매출이 줄면서 그 여파가 농촌에 미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서울 중구의 한 분식점 주인은 “우리만 해도 매출이 40% 감소했는데, 우리 가게에 계란이나 쌀을 대는 곳은 60% 이상 매출이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내수 불황으로 식당들이 식재료 구입을 줄이면 그 여파로 농가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일반 소비자나 기업들이 지역 관광을 가거나 지역 특산물을 사주면 우리 농가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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