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서 주문받아 납품만 하면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독자적인 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울산 북구 달천농공단지의 자동화 설비 전문기업인 에스아이에스㈜ 신인승 대표(52)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중소기업 생존관(生存觀)’에서는 창업 11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에스아이에스가 창립된 것은 2004년 10월 25일. 현대중공업 등에서 15년간 자동화 사업부문에 근무한 신 대표는 울산에 50m² 남짓의 사무실을 빌려 창업했다. 처음에는 다른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에서 주문받은 제품을 납품했다. 본사와 공장을 달천농공단지로 이전한 2007년 7월까지도 비슷했다.
“대기업에 종속해선 더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 신 대표는 독자적인 제품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의 주축 사업은 레이저 용접 및 절단과 로봇 시스템 엔지니어링, 자동차 소재 생산, 무인정찰기(UAV) 제작 등이다.
핵심 사업 영역은 레이저를 이용한 절단과 용접 분야. 현대자동차 등에서 주문받은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레이저로 철판을 절단하거나 용접하는 기기를 개발했다. TWB(Tailor Welded Blanks)가 대표적이다. TWB는 두께나 강도, 재질이 서로 다른 강판을 적절한 크기와 형상으로 절단한 뒤 레이저로 용접해 원하는 형태의 제품을 가공하는 첨단 강판 생산 공법이다. 양복 제단사가 옷감을 원하는 형태로 자르는 방식과 같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두꺼운 철판을 가볍게 가공하는 핵심 기술이다. 대부분 해외기술이지만 이를 국산화했다. 이 밖에 먼 거리에서 레이저빔으로 용접할 수 있는 RWS, 아크와 레이저 용접기술을 접합한 LHWS 등 다양한 레이저 설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무인정찰기도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이 회사가 생산한 무인정찰기는 500m 상공에서 4시간 동안 머물 수 있다. 일반적인 무인정찰기의 10분∼1시간에 비해 훨씬 성능이 좋다. 이 회사에서 만든 무인정찰기는 2012년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G50 Summit) 당시 감시 장비로 선정돼 서울 방호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 공로로 수도방위사령관과 육군정보학교장의 감사장을 받았다.
에스아이에스는 제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제조업의 핵심 설비인 레이저 절단과 용접 장비 수요가 많다. 최근에는 인도에서 300억 원짜리 레이저 용접기기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개발해 놓은 레이저 절단과 용접 장비는 15종류. 이들 장비를 대량 생산하기 위해 본사와 공장을 올 연말까지 울산 울주군 언양읍 반천산업단지 내 3만 m²로 이전할 예정이다.
에스아이에스는 울산 본사와 서울, 대구, 광양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20억 원이며 올해 목표는 4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수출이 70%가량이다. 2018년까지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고 주식시장 상장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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