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이후 처음… 사망자도 ‘0’, 7월 4∼6일 잠복기까지 경계 안늦춰
정부, 응급실에 격리병상 의무화… 음압병상 늘리게 수가 현실화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와 사망자가 이틀 연속 발생하지 않았다. 이틀 연속 신규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건 지난달 25일 이후 처음이다.
2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환자와 사망자는 추가로 발생하지 않았고 퇴원자는 2명이 늘어 총 93명이 됐다. 현재 치료 중인 환자 57명 중 43명은 안정적이지만 14명은 불안정한 상태다.
닷새(25∼29일) 연속 메르스 추가 환자 수가 1명 또는 0명을 기록하면서 메르스 확산이 지속적으로 억제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잠재적 슈퍼 전파자로 꼽히고 있는 76번 환자(사망)에게서 감염된 환자들이 다수의 병원 방문자, 환자, 의료진과 접촉한 건국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경기 구리 카이저재활병원 등에서 추가 감염자가 대거 나오지 않는다는 것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일단 추가 감염자가 안 나오는 건 다행이지만 강동성심병원과 카이저재활병원의 최대 잠복기(14일)가 끝나는 다음 달 4∼6일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며 “24일로 최대 잠복기가 종료된 삼성서울병원의 부분 폐쇄 조치도 당분간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건 당국은 병원들의 감염병 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감염병 안전 제고를 위한 건강보험 수가 개편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병원들이 의료진에 대한 감염병 교육을 정기적으로 했는지, 적절한 대응 매뉴얼은 작성했는지 등을 평가하는 ‘감염 관리 평가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감염 관리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대해선 정부가 감염 관리 분야에 투자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주고, 관련 인증도 부여할 계획이다.
또 진료 및 치료 과정에서 감염내과 전문의의 협진이 진행될 때마다 건강보험을 통해 추가 비용이 더해지는 ‘감염 통합 진료 수가제도’도 마련할 예정이다.
‘음압병상 수가 현실화’와 ‘응급 의료기관의 병실 구조 변경’ 등의 조치도 추진할 계획이다. 음압병상 수가 현실화의 경우 음압병상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이용할 때 들어가는 비용도 인상하겠다는 뜻이다. 응급 의료기관의 병실 구조 변경은 응급실의 일부 병상과 구역을 격리 시설로 구성해 메르스 같은 감염병 의심 환자가 발생할 경우 처음부터 다른 환자와 격리하겠다는 것이다.
손영래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 뒤 공청회 등을 거쳐 다음 달까지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 당국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고 경유하는 과정에서 폐쇄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 집중 관리 병원들을 중심으로 16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단 지원이 시급한 병원부터 지원금을 주고, 향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되는 예산을 다른 병원들에도 지급할 방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