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 갈수록 팍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0일 03시 00분


물가 0%대라는데… 외식비 5%-공공요금 4% 뛰어
사교육비까지 체감물가 높아

요즘 서울에서 평양냉면 한 그릇을 먹으려면 1만 원을 줘야 한다. 심지어 1만 원 하던 냉면이 올해 1만2000원으로 오른 곳도 있다. 직장인 양모 씨(37·서울 종로구)는 “물가는 그대로라는데 점심 한 끼 사 먹기가 갈수록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0%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한쪽에선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지만 서민들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말이 많다. 특히 서울 지역만 놓고 보면 갈수록 삶이 팍팍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29일 행정자치부의 지방물가정보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5월과 2015년 5월 서울의 물가를 비교한 결과 농축산물은 평균 3%, 공공요금과 개인서비스요금은 각각 평균 4%씩 올랐다. 외식비는 평균 5%나 뛰었다. 돼지고기(삼겹살 500g)는 2013년 5월 7752원에서 2년 뒤 1만1815원으로, 감자(1kg)는 2934원에서 4156원으로 각각 4063원(52%), 1222원(42%) 급등했다. 반면 무(1kg)는 805원, 고춧가루(중품 100g)는 2575원 등 각각 27%, 25% 떨어졌다. 농축산물은 항목별로 등락이 엇갈린 탓에 3% 정도 올랐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분야는 외식비. 냉면과 비빔밥은 한 그릇 평균 가격이 8000원을 넘어섰다. 식당 삼겹살 값도 1인분(200g)에 1만4657원으로 올랐다. 김밥 한 줄의 가격도 평균 3000원을 넘어섰다. 서울은 외식비를 측정하는 8개 품목 가운데 냉면 비빔밥 삼겹살 칼국수 등 4개 품목이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개인서비스요금과 공공요금은 각각 4%씩 올랐다. 숙박료(여관 1박 기준)가 4만3182원으로 4% 올랐고 미용료도 1만6273원으로 5% 올랐다. 목욕료 인상폭이 10%로 가장 컸다.

이처럼 생활과 밀접한 외식비와 개인서비스요금 등이 꾸준히 오르다 보니 서울시민들의 체감물가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범식 서울연구원 시민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대도시 물가가 비싼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높은 사교육비 등은 서울만의 특성”이라며 “외식비나 서비스요금 등 중산층이 민감한 품목이 비싸다 보니 대다수 시민이 서울 물가가 비싸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서울살이#물가#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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