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A 씨(54)는 2012년 5월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하자 곧바로 광주 시내 원룸들의 위반 사항을 찾아내 고발하기 시작했다. A 씨의 고발내용은 ‘어떤 건물에 불법사항이 있으니 조사해 관계자를 처벌해 달라’는 식이었다.
A 씨가 2012년 1월부터 최근까지 3여 년 동안 검찰과 경찰에 고발한 사건은 1953건에 이른다. 고발 대상자는 4001명이나 된다. 처음에는 광주지역 불법 건축물이 고발대상이었으나 점차 전주, 서울 등지로 범위가 확대됐다. 대규모 고발사건을 처리하느라 검찰, 경찰 등의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고 A 씨는 ‘고발왕’으로 불렸다.
광주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조재연)는 A 씨를 무고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A 씨가 고발을 하는 기간 동안 그의 은행 통장에는 크고 작은 금액의 돈이 수시로 입금된 것을 확인했다. 정체불명의 돈은 억대를 넘었다. A 씨는 “선배 건축사들이 후원을 해준 것”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정체불명의 돈 가운데 1320만 원은 A 씨가 2013년 10월부터 14개월 동안 B 씨 등 건축사 3명을 협박해 뜯어낸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A 씨가 자신과 감정이 좋지 않은 건축사의 건축물만 집중적으로 고발하거나 한 사람을 상대로 1년 동안 100차례나 고발하는 등 국가형벌권을 악용했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심지어 고발 대상자가 처벌받을 경우 국민권익위원회에 보상금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