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건양대병원 코호트 격리 해제… 외래환자에 “진료재개” 문자 보내
을지대병원도 정상진료 시작
‘우리 병원이 정상진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의 지지와 격려 감사합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호트 격리가 해제된 대전의 대청병원이 3월 9일 개원한 뒤 병원을 찾았던 외래환자 1만여 명에게 지난달 30일 일제히 이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병원 측은 정상 진료를 시작한 29일 외래환자 100명이 다녀갔고 30일에는 외래 진료와 함께 수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300병상 가운데 165병상이 들어찼다가 메르스로 많은 입원 환자들이 빠져나갔지만 아직 45명이 입원 중이다.
오수정 병원장은 “개원한 지 얼마 안 돼 메르스 사태가 발생해 병원에 대한 첫 이미지가 많이 훼손됐다. 하지만 앞으로 재개원의 각오로 시민들에게 좋은 진료를 펼치고 홍보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스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던 지역 병원들이 일상의 진료를 다시 시작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의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의 일부 병동에 대한 코호트 격리가 지난달 29일 0시를 기해 풀렸다.
공식적인 코호트 격리는 지난달 26일 해제됐으나 환자와 보호자 상태를 더 살피고자 이날까지 자체적으로 격리를 연장해 왔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환자 발생 시 발생 병동을 의료진 등과 함께 폐쇄해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지난달 12일 대청병원에 투입된 군의관 3명, 간호장교 20명, 행정장교 1명 등 24명의 군 의료지원단도 부대로 복귀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병원을 방문해 군 지원단원에게 꽃다발을 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국군의무사령부 양은숙 중령은 “우리 군은 메르스뿐만 아니라 알지 못하는 공포가 있을 때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건양대병원과 을지대병원 등도 정상진료를 시작했다. 건양대 학생들은 지난달 30일 병원을 찾아 헌혈로 모교사랑을 보여줬다. 메르스 여파로 혈액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십시일반 돈을 모아 메르스와 사투를 벌인 의료진에게는 떡을 선물했다. 건양대 4학년 박진송 씨(아동보육학과)는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진과 직원들이 엄청나게 고생하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 학교 병원이 안전한 병원이라는 믿음을 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원의 김종엽 이비인후과 교수는 “메르스 사태로 환자가 10분의 1까지 줄었지만 다시 늘어나고 있고 수술 예약도 많아지고 있다. 메르스 환자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어 시민들은 안심하고 찾아도 좋다”고 말했다.
을지대병원은 한동안 격리됐던 의료진에게 을지재단 박준영 회장의 사재로 마련한 1억 원의 위로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이들 병원은 외래 환자가 크게 줄고 입원 환자가 많이 빠져나가 메르스 발생 전의 경영 상태를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시는 메르스로 인해 입원했거나 자택·시설에 격리된 688가구 1985명에게 긴급생계비 5억9000만 원을 지원했다. 또 메르스 확진 사망자 유족이 시신처리지침과 장례관리지침 등에 따라 시신을 화장했을 경우 감염 방지에 기여한 점을 감안해 사망자 1명당 1000만 원을 지원한다. 충남도의 확진자 수는 열이틀째 추가 없이 12명을 유지했다. 격리자는 모두 106명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도의 대응 능력을 재점검하는 한편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면 백서를 제작할 것”이라며 “이번 백서는 단순히 메르스 사태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위기관리에 대한 도의 역할과 대한민국 행정 작동방식에 대한 백서가 되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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