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3곳에 야외무대-산책로 설치… 남해안 풍광 보기 위해 관광객 몰려
매주 토요일 전국서 1만여명 북적… 음악회 보며 싱싱한 해산물 즐겨
“놀토 시장이 생기면서 대박 난 집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요즘 같으면 살맛이 나네요.”
지난달 27일 전남 강진군 마량항. ‘놀토 수산시장’이 열린 이날 1만여 명이 포구를 찾았다. 시장 내에 설치된 부스와 인근 횟집은 하루 종일 손님들로 북적였다. 횟집을 운영하는 김정임 씨(52·여)는 “10년 전만 해도 소박한 포구였는데 지금은 ‘강진답사 1번지’가 됐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시장 이곳저곳을 구경하던 관광객들은 토요음악회가 열리는 무대로 몰려들었다. 80여 명의 실버음악단이 연주하는 오카리나 선율이 울려 퍼지자 놀토 수산시장의 백미인 ‘회뜨기 쇼’가 펼쳐졌다. 수산시장 횟집 주인들이 광어 농어를 빠른 손놀림으로 써는 시범을 보이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쇼가 끝나자 관광객들은 썰어놓은 회를 초장에 찍어 맛을 보고 초밥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 남도 대표 명품 토요시장
마량향 놀토 수산시장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놀거리가 많은 장터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라는 의미에서 ‘놀토 시장’이란 이름을 붙였다. 5월 23일 개장한 이후 한 달 만에 6만4300여 명이 다녀갔고 3억6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산시장은 ‘3최·3무’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3최는 ‘최고 신선, 최고 품질, 최고 저렴’을 뜻하고, 3무(無)는 ‘외국산, 비브리오, 바가지’가 없다는 의미다. 남도를 대표하는 명품 토요시장으로 꾸미기 위해 당일 위탁 판매된 수산물만 내놓는 것도 특징이다.
장터에는 생선회와 어패류, 건어물, 농·특산물 등을 파는 점포 37곳이 있다. 강진군이 7대 먹거리로 내세운 기운찬 전복, 원조 매생이, 갯벌 낙지, 반건조 생선 선물세트, 뻘맛 품은 참꼬막은 깜짝 할인행사가 열리자마자 동이 난다. 수산시장 입구에서 직접 캐온 야채, 건어물, 어패류를 판매하는 할머니장터 15곳도 인기다. 점포와 인근 식당에서는 생선회와 매운탕이 만난 ‘오감행복회’, 광어 야채와 얼린 육수가 어우러진 강진된장물회, 강진만 장어탕을 맛볼 수 있다. 라면과 전복 매생이를 함께 맛보는 삼합라면과 쇠고기와 낙지 비빔밥을 김국과 함께 먹는 ‘소낙비’도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다. 마량항 방파제에서 열리는 토요음악회는 2006년부터 10년째 열리고 있다.
○ 마량향의 화려한 변신
이곳은 조선시대 떼배(뗏목)를 이용해 제주도에서 조랑말을 뭍으로 들여온 곳이어서 마량(馬良)이란 이름을 얻었다. 고려시대에는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를 개경 등지로 운반하던 배들이 오가던 유서 깊은 항구이기도 하다. 어업자원이 줄어 쇠락해 가던 마량항이 관광과 문화가 어우러진 미항(美港)으로 부활한 것은 2006년 어촌어항 복합공간 조성 사업이 계기가 됐다.
112억 원을 들여 3곳의 방파제에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덱과 야외무대, 산책로, 야간 경관 시설을 설치했다. ‘하방파제’ 끝 잔교 위에는 원형 야외무대를 만들고 ‘중방파제’에는 소나무 동산과 시비 조형물을 건립했다. 동방파제에는 강태공을 위해 경관을 감상하면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2007년 마량과 완도군 고금도를 잇는 고금대교 개통 덕도 봤다. 남해안의 고즈넉한 풍광이 항구 오른편 고금대교와 어우러진 경관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렸다.
마량항이 활기를 띠면서 강진의 다른 관광지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인근 대구면의 청자촌과 가우도, 강진읍의 사의재와 영랑 생가, 도암면의 다산초당과 백련사, 성전면의 무위사와 백운동정원이 덩달아 명소가 됐다. 강진원 군수는 “관광사업이 살아나면서 지역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청자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었고 전통시장과 상가들이 함께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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