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규 환자가 4일째 발생하지 않아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신종 감염병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려 국내로 들어온 사람 수가 2010년 이후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감염병에 걸린 뒤 국내로 들어온 사람은 4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335명, 2011년 357명, 2012년 352명, 2013년 494명이었다.
해외에서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온 사람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건 뎅기열 환자다. 2010∼2014년 중 2011년을 제외하고는 뎅기열 환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도 164명(41%)이 뎅기열이 감염된 뒤 국내로 들어왔고, 2013년에는 이 같은 환자 수가 251명이나 됐다. 뎅기열의 경우 현재까지는 국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없어 해외 유입에 대한 감시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메르스 신규 환자는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나흘 동안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엔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퇴원자는 2명 늘어 97명이 됐다. 보건당국은 마지막 환자 발생일(지난달 28일)로부터 4주(최대 잠복기의 2배) 동안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25일경에는 메르스 종식 선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메르스로 경영난에 빠진 의료기관에 건강보험 급여(환자가 진료를 받을 때 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지급하는 돈)를 평시보다 한 달가량 빨리 지급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가 발생 또는 경유했거나, 치료를 한 138개 병원은 올해 2∼4월 지급받은 요양급여의 한 달 평균액을 7일 미리 받게 된다. 통상적으로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병원이 급여를 지급받기까지 한 달가량이 걸린다. 보건당국은 선지급이 병원들의 자금 운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선지급은 7월, 8월 두 차례 실시하고 메르스와 직접 관련이 없어도 경영난을 겪는 주변 병원들도 지원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업계는 이번 조치의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은 “피해 병원들은 수입이 70% 이상 급감해 7월 직원 월급도 주기 어려운 형편이다”라며 “선지급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수입 감소분을 직접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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