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 甲질’ 혐의 김웅 前 남양유업 대표 항소심서 집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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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주에게 자사 제품을 강제로 떠넘기는 등 ‘밀어내기’ 영업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웅(62) 전 남양유업 대표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강영수)는 2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 대해 원심과 같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부과된 사회봉사 160시간 명령은 취소했다. 김 전 대표와 공모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남양유업 영업총괄본부장 곽모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남양유업에는 벌금 7000만원을 원심과 같이 각각 선고했다. 이밖에 ‘밀어내기’ 영업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모 영업팀장 등 나머지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벌금 700만~10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대표는 남양유업 직원들이 밀어내기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면서 지시·조장하고 묵인했다”며 “업무 집행의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대표이사로 가장 무거운 책임을 부담하는 게 합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김 대표가 밀어내기 영업 관행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회사 내부 문서를 보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있다”며 “이 사건으로 사회적 파장과 국민적 공분을 일으켜 원칙적으로 엄정하고 단호한 조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양유업이 회사 차원에서 대리점 협의회와 상생협약을 하는 등 노력을 보였고 상생기금으로 30억원을 지급하는 등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있어 대리점 사업자들도 선처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1심의 양형을 유지했다. 김 전 대표 등은 2008~2012년 인터넷 전산발주프로그램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대리점주들이 발주한 물량을 부풀리고 강매하는 등 ‘횡포’를 부린 혐의로 2013년 재판에 넘겨졌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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