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관계자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10여명에게서 수천만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중국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린 뒤 피해자들에게 돈을 가로챈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법률 위반)로 텔레마케터(TM) 김모 씨(28)와 모집책 안모 씨(33) 등 4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 지능범죄수사부 검사와 검찰수사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당신 계좌가 금융사기 범행에 사용됐다”고 속여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3명에게 72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선족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이 일당은 각자 역할을 나눠 피해자들을 속였다. 먼저 검찰수사관을 사칭한 첫 번째 TM이 “금융사기단을 검거했는데 당신의 계좌가 입출금에 이용됐다. 계좌를 보호해야 하니 검사에게 전화를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 전화를 넘겨받은 두 번째 TM이 피해자를 가짜 검찰청 사이트로 접속하게 만든 뒤 개인정보·계좌번호·비밀번호·보안카드 숫자 입력을 유도하거나 직접 계좌로 돈을 송금하라고 지시하는 식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이 20대 여성이었다”며 “대부분이 ‘협조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피의자의 말에 놀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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