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주장에 대해 논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아몰랑’이라는 인터넷 용어는 얼마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할 때 자주 등장해 일반에도 널리 퍼졌다.
최근 다른 5명과 함께 ‘여성 혐오가 어쨌다구?’라는 책을 펴낸 여성학자 윤보라 씨는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아몰랑’이 왜 ‘김치녀’나 ‘된장녀’와 다름없는 여성비하의 뜻을 품은 말인지 설명했다.
그는 아몰랑의 기원에 대해 “작년 봄쯤에 페이스북에서 한 여성이 올린 글에서 유래를 했다”며 “‘나라에 비리가 너무 많다’ 라는 글을 올렸을 때 댓글에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으니까 ‘몰랑, 나라 자체가 짜증이 나’라고 답한 화면이 캡처 돼 돌아다니면서 생겨난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를 비판하려고 했는데 ‘왜 너는 정부를 어떤 이유로 비판하려고 하느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아 모르겠다 그냥 다 짜증이 난다’ 라는 맥락에서 시작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말이 여성 혐오와 비하 발언이라고 주장하는 근거와 관련해 “그 단어가 담론적인 힘을 얻게 된 것, 인터넷 은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유행어로 쓰이게 된 맥락에는 이 단어가 ‘특정 여성의 유형이다’, ‘여성들이 이런 특징을 갖는다’ 라고 하는 편견과 합이 맞아 떨어지는 지점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급속도로 유행어가 되었다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편견과 합이 맞았다는 것에 대해 그는 “여성은 이러이러하다. 예를 들어서 ‘여성은 무지하다’, 혹은 ‘비합리적이다’ 등 우리 사회가 여성적인 특징이라고 여기는 그 부분과 맞아떨어져서 갑자기 폭발적인 힘을 얻게 된 것”이라는 부연했다.
약 1년 전 처음 등장한 아몰랑 이란 말이 지난 5~6월 갑자기 유행한 배경에 대해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막무가내 혹은 다짜고짜의 모습을 보이는 그런 행태에 대해서” 성별에 상관없이 아몰랑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온라인에서 남녀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아몰랑’은 남성이)여성을 비하하는 뜻이 되었기 때문에 훨씬 더 재미라고 해야 할까, 사람들이 이 단어를 쓰면서 윤리에 의미를 획득하게 된 것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치녀’ ‘된장녀’ 등 여성 비하의 표현인 ‘□□녀’가 유행하는 현상에 대해 사회적 문제에 대한 원인과 불만 등을 성적 대결로 파악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