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53)은 처음 광역단체장을 맡아 1년 동안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구시가 민선 6기 1년의 성과로 낸 두툼한 자료를 살펴봐도 그의 노력이 돋보인다. 대구시가 권 시장의 1년 성과와 남은 3년 계획을 보여준 자료는 대구의 발전적 변화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는 임기가 끝나는 2018년의 대구 발전 지표까지 제시했다. 고용을 높이고 기업 유치를 활발하게 하는 등 경제와 의료산업 관광 복지 교육문화 등 30여 개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는 전국의 다른 16개 광역지자체가 비슷하게 추진하는 정책이다. 대구만 할 수 있고 부산 대전 인천 광주 서울 등은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 지자체와 단체장이 비슷한 일을 해서는 차별화된 결과를 낳기 어렵다.
잠재력 높은 지도자는 지역을 넘어 국가적으로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 지도자를 성장시키고 배출하는 지역은 돋보인다. 여러 가지 정책도 매력과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권 시장은 ‘잠룡(潛龍)’을 향한 꿈을 차분하면서도 다부지게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대구로서는 대구가 정치적 고향인 박근혜 대통령 이후 ‘잠룡’이 될 만한 인물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잠룡은 대통령이 될 만한 예비후보군을 뜻하지만 꼭 대통령과 연결하지 않더라도 전국적인 거물급 인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경우다.
권 시장이 ‘잠룡 그룹’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과제는 혼자 힘으로는 어렵다. 지금은 ‘리더십’과 함께 ‘팔로어십’이 중요해지는 세상이다. “권영진을 시장으로 뽑았으니 대구 발전을 위해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식이 아니라 “권 시장을 어떻게 잠룡으로 키울 수 있을까”라는 분위기도 필요하다. 지도자의 리더십도 어렵지만 시민과 유권자의 ‘팔로어십 책임’도 이전과는 달라야 하는 시대다. ‘잠룡 권영진’을 위한 꿈은 권 시장 개인과 대구시민이 동상이몽(同床異夢)이 아니라 동상동몽(同床同夢)이 될 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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