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떤 모임에서 ‘이로수(IROSOO)’라는 ‘브랜드 물’을 마셨다. 그것은 자작나무의 수액이었다. 고로쇠(단풍나뭇과)가 아닌 수액을 음료로 마셔본 건 이게 처음이었다. 수액을 브랜드상품으로 판매 중인 것을 본 것도 처음이고. 그렇다보니 그날 식사자리에서 이로수는 모두에게 화제였다. 반응도 꽤 좋았다.
제조사는 ‘SK임업’. 선경그룹(현 SK) 창업자인 고 최종현 회장이 1972년 ‘인재를 키우듯 나무를 키워 나라에 기여하자’며 설립한 ‘서해개발 주식회사’가 모태인 나무회사, 즉 임산기업이다. 회사는 1975년부터 충주 천안 영동에 자작나무 300여만 그루를 심는 등 전국 산간오지에 가래나무 흑호두나무 등을 대규모로 심었다. 회사의 또 하나 비즈니스는 탄소배출권 사업. 2012년 국내 최초로 ‘탄소배출권 조림사업’을 승인 받았다. SK임업 같은 나무기업은 현재 30여 개 있다.
강원대 ‘산림경영학 전공’(산림환경과학대학 산림과학부 내 3개 전공 중 하나)은 1980년대부터 산림분야의 인재를 키워내며 그 산실로 자리를 굳힌 학과다. 그동안 전국토의 64%를 차지하는 산림과 환경자원을 활용해 녹색성장과 녹색복지를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해 왔다. 더불어 국토보전과 수자원 함양, 대기정화와 보건휴양 같은 산림의 공익적 활용, 임산물생산 등 산림환경자원의 효율적 이용도 이 학과의 관심분야다. 물론 이런 분야를 담당할 지식과 능력을 겸비한 인재 양성이 이 학과의 궁극적 목표다. 관심 분야도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산림에만 머물지 않았다. 전 세계의 산림을 두루 연구하고 그걸 활용하는 비즈니스 개발은 오래전부터 산림경영학이 추구해온 분야다.
산림경영학 전공은 다양한 분야와 부문을 두루 배운다. 산림경영계획학을 필두로 산림정책학, 산림환경경제학, 산림자원측정학, 지리정보학(GIS·RS), 산림생태학, 산림토목학 등이다. 학과장 김준순 교수는 독일에서 산림학과 경제학을 연구한 유럽파로 환경경제학, 임업경제학, 환경자원의 가치평가 분야를 주로 가르친다. 김지홍 교수는 산림생태, 우종춘 교수는 산림경영계획, 이정수 교수는 지리정보시스템/원격탐사(GIS/RS), 차두송 교수는 산림토목과 임업기계, 최인화 교수는 산림정책분야가 전공이다.
학과의 역사는 벌써 33년. 1982학년도에 1기로 입학한 최정기 교수(산림과학부 학장·산림자원측정) 등 7명의 교수가 매년 30명 정도 입학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캠퍼스는 춘천시내에 있다. 하지만 이 학과의 지원자는 전국적이다. 대개는 산림이 많은 지역의 거주자인데 산림활용에 관심이 있거나 산림직 공무원으로 일하길 희망하는 젊은이들이다. 산림직 공무원(9급과 7급)의 임용시험에서 강원대 산림경영학 전공학생들은 아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이 공무원 임용시험과 거의 같아서다. 게다가 커리큘럼 상으로 3학년을 마치면 산림기능사시헝에 합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공무원임용시험에서 가점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졸업생은 한두 명의 대학원 진학자를 빼고는 대부분 취업한다. 진출분야는 산림직 공무원 외에도 산림조합, 국립산림과학원(연구원), 국립수목원, 국립공원관리공단, 산지보전협회, 녹색사업단, 비정부기구(NGO)등 다양하다. 산림환경과학대학의 산림과학부에 속한 산림경영학 전공(학과)은 강원대학교가 매년 130여 개에 달하는 전체 학과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학과평가에서 두 해(2012년, 2014년)나 1등에 해당하는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평가 항목은 다양한데 높은 취업률도 최우수등급에 오르는데 크게 기여했다. 산림경영학 전공은 강원대가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특성화학과이자 필수핵심가치의 학과임에 틀림없다.
최근에는 산림경영학 전공이 창업 등 도전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나무기업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생기고, 휴양 레저 관광분야에서 산림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5학년도 가을학기에 김준순 교수가 개설하는 ‘산림 창업 비즈니스’과목도 그렇게 탄생됐다. 김 교수는 “국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산림에서 발생하는 산불, 산사태 등의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산림경영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림을 치유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최정기 교수도 “단순한 휴양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치유의 숲으로 산림을 개발하고 활용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산림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산림경영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원대 산림경영학 전공은 오래전부터 특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입학과 동시에 자신의 꿈을 설계하도록 유도하는 개별상담, 세계 100대 명산을 직접 답사하고 기록해 보고하는 ‘포레스트 콜럼버스 프로젝트’까지 다양하다. ‘포레스트 콜럼버스’는 강원대 산림경영학 전공이 ‘세계의 산림을 우리의 자원으로 활용하자’며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어. 그래서 이 학과의 모토도 ‘세계로 꿈을 펼치는 포레스트 콜럼버스’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에 끝낸 한국 100대 명산 오르기의 후속 이벤트다. 지난해 겨울부터 방학을 이용해 진행 중인데 세계의 산림을 답사한 뒤 거기서 얻은 정보와 체험지식을 모두 공유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쓰게 한다. 선발된 팀에는 경비의 일부를 보조하고 있다. 학부 기간에는 미국, 말레이시아, 체코, 인도네시아, 중국 등의 자매대학에서 교류학생으로 수학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강원대 산림경영학 전공이 타 대학의 같은 학과와 다른 점이라면 졸업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현장실습’이라고 김준순 교수는 강조한다. 특히 3학년 학생의 현장실습은 학교 인근의 1000만 평 용지의 학술림(2주)과 강릉에 위치한 임업기계훈련원(1주)에서 이뤄진다. 전문 임업인의 현장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정광수 전 산림청장, 박인규 SK임업 고문이 초빙 또는 연구 교수로 활동 중이다. 산림경영학과는 융·복합형 연계 과정으로 철학과 간호학과 스포츠과학부와 ‘자연치유’ 연계 과정, 조경학과 환경학과와 ‘자연생태복원’ 연계 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산림청은 2013년에 ‘숲이 일터다’라는 ‘산림일자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5년간 7조7000억원을 들여 당시 25만5000개 일자리를 29만 개로 늘리겠다는 게 골자다. 늘어나는 3만5000개의 산림분야 일자리 중 2만8000여 개가 청장년층을 위한 장기일자리. 산림분야를 공부한 인재가 관심을 둘 부분은 이 중 1200개에 달하는 ‘고급’일자리다. 그것은 산림탄소와 수목원 관리, 나무의사, 생명산업(Biotechnology), 정보화산업(ICT) 등과 관련된 전문분야다. 산림청은 기업의 해외조림 활동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일자리, 즉 포레스트 콜럼버스 육성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정부는 산림비즈니스 창업지원 체계도 구축 중인데 지역산림 비즈니스모델 개발이 그 첫 사업이다. 이를 위해 ‘산림산업 고용 촉진과 인력양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다. 이 플랜을 밝힌 신원섭 산림청장은 이렇게 말했다. 강원대 산림경영학 전공에서 포레스트 콜럼버스가 되겠다는 꿈을 지원하는 말이다.
“산림은 성장잠재력이 큰 자원입니다. 그래서 산림관련 산업은 더 발전하고 산림복지 수요는 더 늘어납니다. 산림이 국민의 행복한 일터이자 쉼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5학년도 입학 정원은 33명으로 수시에서 20명(지역인재 11명·교과성적우수자 9명), 정시(가군)에서 13명을 선발했다. 지역인재(학생부 80%, 학업계획서 20% 일괄합산)의 경쟁률은 3.45 대 1, 최초합격자의 성적평균(120점)은 105.67점, 최종등록자의 성적평균은 103.20점. 학생부 등급은 3.8이었다. 교과성적 우수자(9명)는 면접형 5명, 글쓰기형 4명. 정시전형은 수능 성적 77%와 학생부 23%로 선발했는데 성적 평균은 400점 만점에 271.0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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