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비행기 좌석 뒤로 젖혔다고 폭행한 60대에 벌금형

비행기에서 좌석을 뒤로 젖혔다고 앞자리 승객을 폭행한 60대에 대해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부(부장판사 황현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승객 A 씨(69·여)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폭행치상죄를 적용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3월 필리핀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앞자리에 앉은 B 씨(36·여)가 좌석 등받이를 갑자기 뒤로 내렸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었다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나이를 먹었으면 나이값을 하라”는 B 씨의 말에 화가 나 머리를 서너 차례 때렸다. 이어 A 씨는 B 씨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손으로 B 씨의 등을 밀쳤다. B 씨는 반대편 좌석에 부딪치면서 발가락을 접질려 전치 4주의 엄지발가락 골절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A 씨가 피해자의 등 부위를 밀친 행위는 폭행에 해당하고 그로 인해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다”며 “상해에 대해 미리 예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 씨가 당시 상해의 결과를 인식하는 등 고의를 갖고 폭행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