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박기춘, 급전 빌려 명품가방에 담아 돌려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9일 03시 00분


수사 본격 시작되자 측근 통해
분양대행사대표에 1억9000만원

박기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59)이 자신의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져 오자 분양 대행업체 대표에게서 받은 현금 2억 원 중 1억9000만 원을 돌려줬으며, 이 중 부족한 5000여만 원은 지인에게서 급히 빌린 정황을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검찰은 박 의원을 조사한 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배종혁)는 박 의원이 올해 분양 대행업체 I사 김모 대표(44·구속)로부터 현금 2억 원을 1억 원씩 두 차례에 걸쳐 받았고, 루이뷔통 가방과 롤렉스 시계 등 고가의 선물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시계 수집이 취미인 김 대표는 박 의원 아들들에게도 고가의 시계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대표와 박 의원의 측근으로 증거은닉 혐의로 구속된 정모 씨(50·전 경기도의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일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자 현금 1억4000만 원을 직접 조달하고, 5000만 원은 정 씨에게서 빌려 되돌려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검찰 수사 후 박 의원과 여러 차례 상의를 했고, 박 의원이 ‘나 대신 돈을 김 대표에게 반환해 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이렇게 조성된 1억9000만 원과 시계 여러 개가 들어 있는 루이뷔통 가방을 박 의원에게서 받아 서울 송파구의 한 주택가에서 김 대표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정 씨는 혐의를 부인하다 검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알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5만 원권 돈다발은 띠지에 묶인 상태 그대로 지난달 29일 김 대표 어머니의 집에서 압수됐다.

검찰은 국회 회기가 끝나는 24일 이후 박 의원을 소환해 금품이 I사의 분양 대행용역 수주 등과 관련된 것인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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