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대 컴퓨터학부, 인성교육은 기본…평균 취업률 90% 명품학부, 어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9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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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대학교 컴퓨터학부

말레이시아 사바 주 농촌에서 벌이는 해외봉사활동에는 컴퓨터교육도 포함된다. 삼육대 컴퓨터학부 제공.
말레이시아 사바 주 농촌에서 벌이는 해외봉사활동에는 컴퓨터교육도 포함된다. 삼육대 컴퓨터학부 제공.

서울 동북부 지역의 거점대학교인 삼육대학교(총장 김상래)는 태릉선수촌, 육군사관학교와 이웃하며 태릉 숲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독립 후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 수립된 1948년. 하지만 학교의 뿌리는 ‘의명학교’로 이보다 42년 앞선 1906년에 개교했다. 당시 교정은 현재 북한의 평양순안비행장 레이더사이트가 된 석박산 기슭. 세운 이는 이 즈음 우리나라에 전래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Seventh-day Adventist Church·SDA)의 선교사들이다. SDA는 미국에서 창립된 기독교 복음주의 성격의 개신교 교파다.

SDA는 그 청렴성으로 한국기독교사에 한 획을 그은 모범적인 교단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모든 성직자가 자진해서 소득세를 납부하고 있다. 전국의 모든 교회는 헌금을 모두 교단에 보내고 운영비는 받아서 사용한다. 교단은 또 교회전체의 헌금(수입)과 운영비(지출)를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금연운동(1972년 문을 연 ‘5일 금연학교’)을 벌였고, 춘원 이광수의 소설 ‘사랑’의 무대인 서울위생병원(현 삼육서울병원), 삼육두유, 등록하려면 줄을 서야 하는 것으로 이름난 SDA삼육외국어학원도 모두 이 교단 사업체다. 삼육대 캠퍼스는 2002년 이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캠퍼스’로 수차례 선정(한국대학신문)됐을 정도다.

장황하게 재단에 대해 설명하는 이유는 삼육대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펼치는 인성교육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인성교육이란 게 대개 ‘홍보용’인데다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효과도 없을 뿐더러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삼육대의 경우는 다르다. 대학생활 중 ‘봉사활동’을 강조하고 있고 대학에서 기른 인성이 취업 후 직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관련 전공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 삼육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실제 삼육대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네 차례나 ‘대학민국 참교육대상’(인성교육부문·한국언론인협회 주관)을 수상했다.

인성교육의 핵심은 ‘봉사활동’이다. 김상래 총장은 “5800명 재학생 가운데 6분의 1이 국내와 해외로 매년 봉사활동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은 교단의 철학과 재단의 교육이념인 ‘삼육’(三育), 즉 지성과 영성과 신체의 균형을 도모하는 전인적 교육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그렇지만 삼육대의 교육과정에 종교 편향은 일체 없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 다른 기독교재단의 대학과 마찬가지로 채플(예배)에 참여하는 정도다.

삼육대 컴퓨터학부에는 컴퓨터시스템, 소프트웨어, 응용컴퓨팅 등 3개의 세부전공이 있다. 컴퓨터시스템 전공은 차세대 정보산업의 핵심 분야인 유비쿼터스 시대를 주도할 인재 양성을 위해 임베디드 시스템, 컴퓨터 통신 및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분야 등을 가르친다. 소프트웨어 전공은 컴퓨터 및 정보기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기업의 정보 시스템 구축 기반 기술 및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효율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한 창의적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양성한다. 응용컴퓨팅 전공은 급변하는 정보화 사회의 흐름에 따라 새롭게 나타나는 컴퓨팅 응용 및 응용 기술 분야를 선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학은 학부로 하고 전공은 2학년에 올라갈 때 선택한다. 전공별로 인원의 제한은 없다. 그래서 누구든 원하는 분야를 전공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 중에 두달 간 이어진 DB취업아카데미를 마친 학생들. 삼육대 컴퓨터학부 제공.
지난해 여름방학 중에 두달 간 이어진 DB취업아카데미를 마친 학생들. 삼육대 컴퓨터학부 제공.

컴퓨터학부의 취업률은 높은 편이다. 그리고 대학의 취업지원도 열정적이다. 그중 하나는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취업아카데미’(주관 한국DB진흥원)를 교내로 유치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4학년생은 2011년부터 25명이 방학 중 10주에 걸쳐 하루 8시간씩 전문 강사로부터 현업에 활용 가능한 실무 중심의 스킬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물론 무료(국비)다. 지난 4년간 이 취업아카데미를 수료한 학생의 평균취업률은 90%이상이다. 올해 취업아카데미는 (주)롯데정보통신이 운영한다. 이와 별도로 학생들은 스스로가 조직한 ‘DOT’(학술동아리)에서 선후배 공동참여 프로젝트 활동으로 실력을 다진다. 그리고 각종 소프트웨어 공모전에도 꾸준히 다수의 작품을 출품하고 있다. 또 취업준비동아리도 만들어 초빙한 전문가의 지도를 받으며 취업스킬도 다듬고 있다.

이 같은 삼육대의 꾸준한 인성교육이 컴퓨터학부 졸업생의 취업과 직업현장에선 어떤 효과를 내고 있을까. 그게 궁금해 삼육대 컴퓨터학부장 정수목 교수에게 물었다. “2014년 졸업자 중에 이대원 씨의 경우가 좋은 사례라고 봅니다. 그는 500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단 한 명만 선발한 국회사무처의 정보관리국에 합격했습니다. 물론 실력도 출중했습니다만 저희 교수들은 그 많은 지원자 가운데서도 유독 혼자만 지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면접과정에서 확인된 좋은 인성이 가점으로 작용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평가에는 삼육대의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동기생과 함께 창업한 (주)넥스모션에서 빅데이터사업을 벌이고 있는 97학번 남현우 대표(37)도 동감했다.

“저를 포함한 회사직원 15명중에는 모교출신이 11명이나 됩니다. 그들을 채용한 게 제 대학 후배라서가 아닙니다. 일을 시켜보니 열정이 남달랐고 지내다보니 함께 일을 하고 싶다는 판단이 들어 선택한 것이지요. 잘 아시겠지만 저희 같은 중소기업체에선 직원의 이탈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 2년 잘 가르치고 나면 이직해 버리기 일쑤니까요. 그런데 삼육대출신은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가르쳐주는 대로 잘 흡수하고 회사가 비전을 제시하면 적극 동참해 그걸 이루려는 자세를 보입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도 장점이고요. 생각해보면 그런 모든 게 4년 동안 학교생활 중에 체험한 다양한 봉사활동과 거기서 비롯된 인성교육의 효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에서 지난 5년간 이탈한 직원은 한 명뿐이다.

이 회사는 소규모 업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무선사업 관련 일을 하고 있다. 하청을 받던 시절 원청업체가 기한 내 마치지 못한 일을 이 회사가 밤새워 해결해준 게 계기였다. 삼성전자는 원청업체를 배제하고 넥스모션과 직접 계약을 맺었다. 김이사는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간파하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노력하는 성실한 자세를 높이 산 것이겠지요”라며 “그런 게 우리가 받은 인성교육의 효과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인성교육의 효과는 지난해 11월 소프트웨어개발 전공 4학년 정민석 씨(24)가 한국전파진흥협회 주최 ‘무선이용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받은 수상작에서도 볼 수 있다. 정 씨가 출품한 것은 ‘블랙박스와 와이파이를 이용한 원터치 교통위반 신고 앱’. 온라인으로 연결된 블랙박스의 녹화영상 중에 위반 장면만 자동 편집해 위치정보와 함께 경찰청의 서버에 신고할 수 있도록 고안한 편리한 앱이다. 신고를 통해 교통안전을 도모하는 공익적 취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농촌에서 학생들이 벌이는 해외봉사활동 모습. 삼육대 컴퓨터학부 제공.
말레이시아 사바주의 농촌에서 학생들이 벌이는 해외봉사활동 모습. 삼육대 컴퓨터학부 제공.

컴퓨터학부는 2012년부터 겨울방학마다 말레이시아의 보르네오 섬 오지에 있는 농촌마을로 학생 20명을 보내 교수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참가학생들은 현지 초중등학교에 가져간 컴퓨터를 설치해주고 교육도 시키며 2~3주간 함께 지내는데 재래식화장실 개선과 같은 힘들고 험한 일도 한다. 국내서는 여름방학 중에 평창지역아동센터에서 어린이 대상 창의프로그래밍 교육도 한다. 삼육대 컴퓨터학부는 좋은 인성을 겸비한 컴퓨터인재 양성으로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매년 여름 말레이시아의 사바 주(보르네오 섬) 오지마을에서 펼치는 삼육대 컴퓨터학부 학생들의 해외봉사활동 모습. 삼육대 컴퓨터학부 제공.
매년 여름 말레이시아의 사바 주(보르네오 섬) 오지마을에서 펼치는 삼육대 컴퓨터학부 학생들의 해외봉사활동 모습. 삼육대 컴퓨터학부 제공.

2016학년도 입학정원은 75명으로 수시에서 54명을 선발한다. 2015학년도 경우엔 정시 가군(33명)에 233명이 지원, 7.0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능등급은 평균 2.7, 수능 백분위는 평균 78.68에 최고 82.

조성하 콘텐츠기획본부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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