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법조인 3%뿐… 司試가 희망사다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0일 03시 00분


2009~2012년 사법연수원 출신 법조인 1465명 전수조사
공정사회실현법조委 분석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법조인의 가정환경 등 출신 배경에 관한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조 직역의 신분 세습 비중이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사법시험이 사회적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정사회실현법조위원회(위원장 정원석)는 사법연수원 40∼43기(2009∼2012년 입소) 출신 법조인 1465명을 전자우편 등으로 조사한 결과, 부모 중 법조인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3%(46명)에 불과했다고 9일 밝혔다. 사법연수원 40기 252명(17%), 41기 345명(23%), 42기 469명(32%), 43기 397명(27%)이 응답했다. 최근 동아일보가 2009년부터 올해까지(사법연수원 38∼44기) 7년간 배출된 사법시험 합격자 6000여 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서도 법조인의 자녀는 모두 69명에 불과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3기 3년간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4500여 명 중 법조인 자녀는 이보다 많은 71명이었다. 한 해 평균 로스쿨에선 23명의 법조인 자녀를 배출했고 사법시험에선 9명만 법조인 신분을 대물림했다는 뜻이다.

이번 위원회 조사에서 84%(1242명)는 부모 가족 친척 중에 법조인이 없다고 답했다. 조사를 진행한 정원석 변호사는 “이번 조사로 사법시험을 통해 다양한 계층에서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부모 중 아버지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인 경우는 7%(108명)에 불과했다. 아버지의 직업이 관리직(경영진 또는 임원)인 비율은 3%(47명)로 더 낮게 나왔다. 반면 아버지 직업을 ‘무직 또는 기타’로 답한 비율은 39%(572명)나 됐다. 기타 응답자 중 아버지의 직업을 농업이라고 답한 경우가 40명이었고, 단순 노동자 10명, 목수 2명, 운전기사 5명 등도 있었다.

아버지 학력이 대졸 이상인 경우는 47%(695명)였고, 대졸 미만인 경우가 이보다 많은 53%(760명)를 차지했다. 또 자신이 취업을 할 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요소가 ‘사법연수원 성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70%(1084명)가 넘어 판검사 임용 과정이나 대형 로펌(법무법인) 취업 시 공정성에 대한 불만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2일 이재협 서울대 로스쿨 교수 등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이번 조사와 같은 시기에 법조인이 된 로스쿨 1∼3기 308명을 조사한 결과 아버지 학력이 대졸 이상인 경우가 67.5%로 나타났다. 부모 중 한쪽의 직업이 경영진 또는 임원인 비율은 24.7%,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인 경우는 18.5%였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여인선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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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추천 많은 댓글

  • 2015-07-10 13:04:18

    로스쿨의 가장 큰 문제는 선발을 교수들이 한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희한하게 교수 자녀, 교직원 자녀가 눈에 띄게 많다. 총장 자녀들도 한둘이 아니다, 법과대 교수 자녀들도 두드러지게 많다. 판검사 변호사는 두말하면 잔소리고 의사 국회의원 등 너무 많다.현대판 음서제다

  • 2015-07-10 13:28:12

    왜 사법시험이나 이런 고시가 없어져야 하는지 당초 취지를 생각하라. 오로지 면벽하고 일절 사회 관계도 끊은 채, 한에 차서 7년간이나 공부해 그런 시험 붙은자들이 대통령도 하고 비서실장도해서 결국 대한민국에 어떠한 해악을 끼치는지 보았고, 또 보고 있지 않은가.

  • 2015-07-13 01:46:51

    --------로스쿨 입학시험을 객관식으로 내고 , 주관식 글짓기는 평균이상이면 합격시키면 해결됨...............한국은 객관식시험을 정교하게 내기만 하면 기회의 균등이 보장됨...반발없음...객관식 학력고사,수능은 전국민이 신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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