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가로 경제 살리자/본보-경제 5단체 공동 캠페인]
가볼 만한 ‘실속 휴가지’ 맞춤공개
여름 하면 휴가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여름휴가’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 설렘이다. 올해는 더욱 간절하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꽁꽁 얼어붙은 경기 탓이다. 내수 진작을 위해 어느 때보다 여름휴가에 거는 기대가 크다.
동아일보는 경제 5단체와 공동으로 ‘우리 집부터 경제 살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 첫 단추가 바로 ‘여름휴가는 국내에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의 10%만 국내로 발길을 돌리면 연간 4조2432억 원의 내수가 창출된다. 또 일자리 5만4670개가 덤으로 따라온다. 우리 가족의 현명한 선택이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밑거름인 셈이다.
캠페인 열기는 뜨겁다. 대기업과 금융권은 앞다퉈 직원들의 국내 휴가를 독려하고 있다. 11만2000명에 이르는 경찰도 동참을 결정하는 등 공직사회의 반향도 크다.
동아일보는 전국 시도의 추천을 받아 이번 여름휴가 때 가볼 만한 여행지를 골랐다. 비록 이름난 ‘전국구’ 관광지는 아니어도 오랜 기간 토박이들의 사랑을 받은 실속형 휴가지가 많다. 자연 속에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오토캠핑장, 살아 있는 교육장이 될 문화마을, 삼림욕으로 힐링할 수 있는 자연휴양림,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레포츠 명소 등 39곳이다.
여기에 농협과 해양수산부가 추천한 농촌 팜스테이와 어촌체험마을 등 29곳도 더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넉넉한 시골 인심을 느낄 수 있다. 휴가 기간이 짧으면 가볍게, 길면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맞춤형 여행지들이다. 이제 선택만 하면 된다. 그리고 떠나라! ▼ 69만그루 자작나무… 47개 무인도… 숨어있던 낙원으로 ▼
가볼 만한 휴가지 39곳
휴가 때는 제대로 쉬고 즐겨야 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나선 휴가길이 자칫 ‘악몽의 여행’이 될 수 있다. 교통체증과 인파 탓에 휴가를 망치지 않으려면 치밀한 계획은 필수. 올바른 목적지를 선택하는 것은 성공적 휴가의 첫걸음이다. 안전하게 이름난 산과 바다, 계곡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조금 덜 알려진 명소도 도전의 재미가 있다. 아직은 우리 동네에서만 이름난,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는 잘 모르는 휴가지를 골라봤다.
고산부터 낙조까지 즐기는 중부권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경기 포천의 ‘어메이징 파크’로 가자. 이곳은 자연과 과학, 그리고 휴식을 접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아이들의 상상력과 꿈을 키워주기에 안성맞춤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서스펜션 브리지. 총 길이 130m로 국내 산악에 설치된 현수교 중 가장 긴 보도교량이다. 다리를 건너가 음악의자에 앉으면 원하는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200여 점의 공학기구가 전시된 과학관도 인기 만점의 산교육장이다.
강원 삼척의 하이원 추추파크는 국내 유일의 산악철도와 영동선을 활용한 기차 테마파크다. 지그재그 철도를 달리는 스위치백 트레인과 스위스 산악열차인 인클라인 트레인, 국내 최고 속도의 레일바이크, 이색 미니 트레인 등 네 가지 체험시설이 있다. 폐광이 문화예술단지로 탈바꿈한 인근의 정선 삼탄아트마인도 꼭 들러야 할 연계 관광지다.
인천 옹진군의 섬은 어느 곳을 골라잡아도 피서지로 그만이다. 그중에서도 13개의 섬이 몰려 있는 자월군도를 추천한다. 크기는 작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풍광으로 ‘바다의 종합 선물세트’라는 평가를 받는 자월군도는 접근성이 뛰어나다.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서 여객선을 타면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이 밖에 빨간색 돼지 모양 우체통부터 벽화, 조형물 등 눈에 들어오는 건 온통 돼지들뿐인 경기 이천시의 돼지박물관, 69만여 그루의 자작나무가 있는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도 1순위 휴가지로 꼽을 만하다.
매력적인 호반길과 문화유산이 있는 충청권
대청호 주변으로 이어진 ‘대청호 오백리길’은 대전 동구와 대덕구의 대청호반길, 충북 옥천군의 향수 100리길,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를 잇는 약 200km(500리)로 21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구간마다 독특한 자연 환경과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최근 안내판과 포토존, 벤치 등이 곳곳에 조성됐고 “제주 올레길보다 매력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세종시 전동면에 있는 베어트리파크는 33만 m²(약 10만 평) 규모의 대지에 재롱을 부리는 반달가슴곰 등 150마리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1000여 종에 이르는 꽃과 나무가 곰과 어우러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충남 백제역사유적지구를 다녀오는 학습여행도 권할 만하다. 공주 공산성, 공주 송산리 고분군, 부여 나성,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부여 정림사지, 익산 왕궁리 유적, 익산 미륵사지로 이어지는 코스다. 기원전 18년부터 서기 660년까지 700여 년간 존속했던 백제의 유산을 재음미할 수 있다.
3대 악성(樂聖) 중 한 명인 난계 박연 선생의 고향 충북 영동국악체험촌과 수상레포츠를 배울 수 있는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 한반도 생태계를 비롯해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 등은 체험이 가능한 관광지다.
신비의 제국과 ‘고래사냥’의 추억이 서린 영남권
경북 영천시 신녕면 치산계곡은 2012년 11월 캐러밴(숙박용 트레일러)을 도입한 이후 새 명소로 떠올랐다. 팔공산 절경으로 꼽히는 치산폭포와 가깝고 주변 숲이 우거져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 캠핑장 바로 옆에 얕은 계곡이 있어 자녀와 함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어른 6∼8명이 숙박할 수 있는 캐러밴은 총 23대가 운영 중이다.
경남 김해시의 김해가야테마파크는 동부 경남의 새로운 관광명소다. 가야왕궁과 어린이 놀이터, 산책로를 비롯해 상설 뮤지컬 ‘미라클 러브’도 인기 만점이다. 특히 야간조명이 아름다워 가족과 연인들이 저녁에 많이 찾는다.
한국 포경(捕鯨)산업의 전진기지였던 울산 장생포에서는 대형 수족관에 살아 있는 돌고래를 볼 수 있다.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포경을 금지했던 1986년 이전의 번창했던 장생포 마을 모습을 재현한 곳도 최근 개장했다. 울산 앞바다로 나가 고래 떼를 볼 수 있는 고래바다여행선도 운항 중이다.
이 밖에 동해 남해의 수려한 해변을 비롯해 1950년대 태극도 신앙촌 신도와 6·25 피란민의 집단거주지로 형성돼 부산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사하 감천문화마을, 기암괴석과 소나무 숲이 장관인 울산 대왕암공원, 도심 속에서 물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경북 포항운하도 영남권의 뜨는 관광 명소다.
비경 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가는 호남·제주권
전북 군산 앞바다에 펼쳐져 있는 고군산군도는 선유도 장자도 무녀도 신시도 등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천혜의 해상공원이다. 거의 모든 섬 주변의 물이 얕고 모래가 깨끗해 해수욕이 가능하며 어자원이 풍부해 낚시나 스쿠버다이빙 등 레저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전남 완도수목원은 상록 활엽수로는 세계 최고 최대의 집단 자생지. 1050ha의 광활한 면적에 산림전시관 열대·아열대 온실 수생식물원 전망대 야영장 등이 갖춰져 있다.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여수는 밤 풍경이 아름답다. 돌산공원에 오르면 돌산대교와 어우러진 여수의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제주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작은 화산체) 일대의 절물자연휴양림은 지친 심신을 달래고 새로운 기운을 얻기에 최적의 장소다. 울창한 숲은 연중 피톤치드를 내뿜어 삼림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삼나무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소나무 때죽나무 상산 산수국 등 식물이 다양하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약수가 있다.
2012년 국립공원 21호로 지정된 광주 무등산, 기독교문화유적과 옛 가옥 등 전통문화재가 잘 보존된 광주 남구 양림동,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가족휴양지 전북 완주군의 고산자연휴양림, 수령 400년 이상인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는 제주 비자림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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