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상품화?” 괭이부리마을 쪽방촌 체험관 설치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2일 13시 41분


한국의 대표하는 쪽방촌인 인천 동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 생활 체험관이 설치된다.

구는 타 지역 어린이가 부모와 함께 쪽방촌에서 숙박하며 옛 생활공간을 체험하도록 하는 체험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2층짜리 빈 주택을 1960~70년대 생활공간으로 꾸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을 대상으로 참가비 1만 원을 받고 체험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요강, 흑백 TV, 다듬이 등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품을 체험관에 비치한다. 구는 6월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 옛 생활체험관을 운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례 안을 입법예고 했다. 17일 구의회 본회의에서 이를 심의한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이 같은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주민 160여 명은 8일 ‘가난을 상품화’하는 것을 받아들을 수 없다며 구와 구의회에 체험관 건립 반대 서명서를 제출했다.

인천 괭이부리마을은 김중미 작가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곳이다. 6·25한국 전쟁 직후부터 낡고 허름한 판잣집이 모여 형성된 쪽방촌이다. 마을 전체 인구는 올해 초 기준 359가구에 616명이며 이중 230가구에 300여 명이 쪽방촌에 거주하고 있다. 마을에는 쪽방촌 거주자가 이용하는 공동화장실 4곳이 있으며 화재 등 각종 재난사고에 노출돼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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