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질병 조기진단 다중센서 개발… 해외서 더 유명한 ‘바이오벤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3일 03시 00분


[영남 파워기업]<14>의료기기 전문기업 더바이오

9일 더바이오 기술연구소에서 직원들이 다음 달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혈당측정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9일 더바이오 기술연구소에서 직원들이 다음 달 국내에 출시할 예정인 혈당측정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9일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 글로벌 벤처동 내 의료기기 전문 기업 ㈜더바이오에서는 미국 수출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최근 개발한 글루키퍼듀얼(개인용 혈당측정기)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 절차를 통과하자마자 얻은 결실이다. 전체 물량은 200만 달러(약 22억6000만 원)로 우선 11월에 5억 원어치를 보낼 예정이다.

이 기기는 국내 시판보다 먼저 수출에 성공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원영 책임연구원(37)은 “측정기 하나로 혈당과 빈혈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제품”이라며 “당뇨뿐 아니라 혈액 투석과 임신 등으로 빈혈이 의심되는 환자가 가정에서 간편하게 수치를 확인하고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9일 더바이오 연구원들이 공장에서 혈당측정기에 사용하는 검사지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9일 더바이오 연구원들이 공장에서 혈당측정기에 사용하는 검사지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채혈기로 손끝 혈액을 채취해 검사지(폭 5mm, 길이 2cm)에 떨어뜨려 혈당측정기에 꽂으면 5초 이내에 수치가 나온다. 측정기는 어른 손바닥 정도의 크기로 휴대가 편리하다. 임상시험은 영남대병원 신장내과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개인용 혈당측정시스템의 국제표준도 통과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근거리무선통신(NFC)과 연계하고 개인 건강을 관리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기능을 갖춘 측정기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바이오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창의적 기술력’이다. 2008년 연구 인력 4명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특허 20여 개를 출원하고 경북대 안동대 포스텍 등과 국책 연구과제 10여 개를 수행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연구 역량 향상에 힘을 쏟으면서 제품 개발 속도도 빨라졌다.

질병 조기 진단의 핵심 기술인 ‘바이오센서’는 높은 품질을 자랑할 만큼 성장했다.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을 융합해 소형화와 다중 센서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2013년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경북가축위생시험소와 공동으로 가축 전염병 조기 진단 센서를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구제역을 잠복기 단계에서 가려낼 수 있어 전염병 확산 방지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브루셀라와 소결핵 조류인플루엔자 등 다양한 가축 전염병에 응용할 수 있다. 2010년 포스텍과 함께 폐암 조기 진단 센서도 개발했다.

2009년 경북도의 ‘스타 벤처기업’에 선정됐다. 2010년에는 기업 부설 연구소가 문을 열었다. 현재 직원 18명이 매출 20여억 원을 올리는데 올해 해외 수출에 따라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김민성 사원(28·여)은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근무 환경과 기업 문화가 회사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말에는 혈액 응고 시간을 측정하는 휴대용 의료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져 덩어리와 찌꺼기가 생기는 혈전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식습관 등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독일 업체가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품질 이 뒤지지 않는다는 게 내부 분석이다. 내년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으면 선보일 예정이다.

전국 대리점 10여 곳을 확보해 판매 유통망도 갖췄다. 권아람 선임연구원(32·여)은 “창의적 조직 문화가 짧은 시간에 다양한 제품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직원 모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높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질병#다중센서#바이오벤처#더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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