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이 뿔뿔이 흩어져 안장되면서 고귀한 희생을 기리려는 참배객이 묘소를 찾는 것마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정부가 합동안장 문제를 공식 검토하기로 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12일 “동아일보의 제안을 받아들여 유족의 동의를 받은 뒤 제2연평해전 6용사 묘역을 한자리에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동묘역 조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2002년 6월 29일 벌어진 제2연평해전에서 숨진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서후원 조천형 황도현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은 현재 모두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하지만 중사 3명의 묘소 3기만 한곳에 모여 있고 나머지 3기는 100m 이상의 거리를 두고 흩어져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46명에 이르는 전사자를 국립대전현충원 내 합동묘역(천안함46용사묘역)에 안장한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전사한 장병들의 계급이 다르고 시신 발견 및 사망 시점에 차이가 있어 빚어진 일이라는 것이 보훈처의 설명이지만 결과적으로 영화 ‘연평해전’ 등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 참배객들은 별도의 안내판과 묘비를 일일이 확인해야만 6명의 묘소를 찾을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안장을 추진하는 한편 우선 6명의 묘비명(墓碑銘)을 바꾸고 별도의 기념물 안내물을 설치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된다.
보훈처는 이달 중에 6명 전사자의 묘비를 바꾸겠다고 설명했다. 지금 6명 전사자의 묘비 뒷면에는 ‘연평도 근해에서 전사’라고 쓰여 있다. 이를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했다’는 정확한 사실을 담은 묘비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또 6명이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 안 네 곳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묘소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기념물을 추가로 만들어 설치하기로 했다. 묘비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전사자 묘소를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별도의 안내물을 만들어 지금처럼 안장하게 된 이유도 설명하기로 했다.
유가족들 사이에서는 이런 움직임과 변화를 가능하게 해 준 국민들의 성원이 고맙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천형 중사의 아버지 조상근 씨(72)는 “(공동안장은) 13년 동안 이루지 못한 일인데 지금이라도 해준다면 참 고마운 일이고 그동안의 한(恨)도 조금은 풀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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