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청이 만석동 괭이부리 마을에 체험 시설을 만들기로 해 가난까지 상품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6·25전쟁 직후 조성돼 김중미씨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인천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쪽방촌에 지방자치단체가 외부인 생활체험관 건립을 추진하자, 지역주민들이 반발에 나섰다. 체험관광이 대세라지만 가난까지 상품화하는 건 심하다라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동구청은 최근 진행 중인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따라 이 마을의 모습도 계속 바뀌고 있는 만큼, 이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자는 측면에서 옛 생활 체험관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주민들이 모임 장소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2층짜리 주택의 일부를 고쳐 37㎡ 넓이의 숙박시설을 만들고, 이곳에 흑백 TV·요강·다듬이 등 향수를 자극하는 옛 생활물품들을 갖춰놓기로 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와서 1만원을 내면 하루를 잘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가난까지 상품화한다고 주장하며 구청의 개발에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구청이 가난까지 상품화해서 쪽방촌 주민들을 구경거리로 만들겠다는 얘기”라며 “요즘 들어 외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사진을 찍으며 집 안을 기웃거리는 일이 많아 다툼도 생긴다. 가난하게 살면 아무렇게나 막 대해도 되는 것이냐”고 항의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인근에 먼저 생긴 달동네박물관과 연계해 사람들이 체험코스로 이용하도록 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괭이부리마을에는 360여가구 6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230가구 300여명이 쪽방 주민이다. 쪽방 거주자들은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건물이 낡고 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가난까지 상품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난까지 상품화, 이런 것 까지 체험 관광을 치기에는 너무 생각이 모자란 행동 같다”, “가난까지 상품화, 내가 그래서 벽화마을도 가기가 싫어, 보통 살기 어려운 동네에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달동네 위주로 벽화 마을 만들고 있는데, 여름 같은 경우는 문 열어 놓고 안에 어떻게 사는지 다 보이고, 막상 방문한 사람들마저 기분이 안 좋아진다”, “가난까지 상품화, 얼마나 상품화시킬 것이 없었으면 저렇게 했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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