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동구청은 “최근 진행 중인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따라 이곳의 모습도 계속 바뀌고 있는 만큼 이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자는 측면에서 옛 생활 체험관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주민들이 모임 장소 등으로 쓰고 있는 2층짜리 주택의 일부를 고쳐 37㎡ 넓이의 숙박시설을 만들고, 이곳에 흑백 TV·요강·다듬이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생활물품들을 갖춰놓기로 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와서 1만원을 내면 하루를 잘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주민들은 가난까지 상품화한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 160명은 지난 8일 체험관 건립 반대 서명서를 구와 구의회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구청이 가난까지 상품화해서 쪽방촌 주민들을 구경거리로 만들겠다는 얘기”라며 “요즘 들어 외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사진을 찍으며 집 안을 기웃거리는 일이 많아 다툼도 생긴다. 가난하게 살면 아무렇게나 막 대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동구청 관계자는 “인근에 먼저 생긴 달동네박물관과 연계해 사람들이 체험코스로 이용하도록 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괭이부리마을은 김중미 씨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지역으로,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낡고 허름한 판잣집을 지어 살던 곳이다. 현재는 359가구 616명이 살고 있으며, 쪽방촌에는 200여 가구 3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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