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청이 만석동 '괭이부리 마을'에 옛날 어려웠던 시절의 생활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 시설을 만들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김중미씨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지역으로 6·25전쟁 직후부터 피란민들이 모여 판잣집을 짓고 살면서 만들어진 쪽방촌을 상품화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12일 인천시 동구는 지난달 중순 '인천시 동구 옛 생활 체험관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옛 생활 체험관의 목적은 타지에서 부모와 함께 동구를 찾은 아이들에게 숙박의 기회를 제공해 옛 생활 모습을 경험토록 하는 것으로 반드시 부모가 자녀를 동반해야 입실할 수 있고, 체험료(하루 숙박)는 1만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지자체가 가난을 상품화해 쪽방촌과 마을 주민들을 구경거리로 만들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요즘 들어 외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사진을 찍으며 집 안을 기웃거리는 일이 많아 다툼도 생긴다. 가난하게 살면 아무렇게나 막 대해도 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8일 동구의회를 방문해 구의원들에게 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주민 160여명이 작성한 '괭이부리마을 옛생활체험관 반대 서명'을 제출한 상태다.
한편 쪽방촌의 상품화 소식에 네티즌들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건가요?" "굳이 이렇게 해야 하나" "씁쓸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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