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대 사회복지학과,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우리는 ‘미래의 홍반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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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글로브는 ‘베를린 장벽의 건설(1961년)과 붕괴(1989년)는 인류의 거대한 실험실이었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분단과 통일은 국가체제와 경제시스템의 차이가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기대수명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구통계학연구소(MPIDR)는 지난 25년 동안 동독지역 주민의 기대수명이 남성은 평균 6년 2개월, 여성은 4년 2개월 늘어났다고 밝혔다. 통일 직전인 1988년 기준으로 동독인의 평균 수명은 서독인보다 남성은 2년 6개월, 여성은 3년이나 짧았다. MPIDR 측은 “동독인의 기대수명 연장은 생활환경과 의료서비스의 개선이 얼마나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지를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주거와 의료는 현대사회의 주요한 이슈 중 하나인 사회복지(social welfare)의 한 부문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행복추구권을 규정하고 있다. 또 제34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해 복지사회국가를 위한 국가의 의무를 선언하고 있다.

중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장인 김훈 교수는 “각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빈곤, 질병, 노동, 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안고 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사회복지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고자 노력하는 종합적 응용 사회과학이 사회복지학”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가 얼마나 광범위한지는 이 학과 커리큘럼을 대충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사회복지정책론을 비롯해 교육사회학, 보육학개론, 정신건강론, 노인심리학,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등 교육학, 심리학, 사회학의 융합 학문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중원대 사회복지학과는 아동복지 및 정신발달(김은정 교수), 노인복지 및 통계분석(염지혜 교수), 아동보육 및 현장실습(정효정 교수), 사회복지법 및 제도(김훈 교수) 등 교수진이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내며 사회복지 전 분야를 효율적으로 커버하고 있다.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짜 짜 짱가 엄청난 기운이~’. 1978년 국내에서 방영됐던 일본 만화영화 ‘짱가’의 주제곡이다. 2004년에는 이 주제곡의 앞부분을 부제로 사용한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김주혁 엄정화 주연)’이 개봉돼 인기를 모았다. 이 두 영화에서 떠오르는 공통된 이미지를 가진 직업은 무엇일까. 바로 사회복지사(Social Worker)다.

우리나라는 1983년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해 종전에 쓰던 ‘사회복지사업종사자’라는 이름을 사회복지사로 바꾸고 자격증도 발급하기 시작했다. 일단 대학의 사회복지학과 정규 전공 과정을 이수하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자동으로 받게 된다.

그런데 중원대 사회복지학과는 청소년지도사 2급 자격증(2015학년도 입학생부터)도 취득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갖췄고 2015학년도에 신설한 아동보육상담학과와의 전공 학점 상호인정제도를 활용해 보육교사 2급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다. 본인의 노력에 따라 국가자격증 3개(사회복지사 2급, 청소년지도사 2급, 보육교사 2급)를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자격증을 기반으로 졸업 이후에는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각종 사회복지기관(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복지기관)등에 취업할 수 있으며 대학원에 진학해 학업을 계속하거나 관련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할 수도 있다. 또한 일반 기업체에 취업해 기업복지 분야에서 일하거나 다양한 NGO 활동을 할 수 있다.

조윤성 씨(4학년)는 “아주 어렸을 때 꿈은 제복을 입은 경찰이었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경찰은 보람도 크지만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왕이면 일속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각종 봉사활동 등을 통해 이게 ‘나의 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학과는 전공을 살려 사회에 진출했을 때를 대비해 1학년 때부터 CMP(Career Mentoring Professor) 상담을 통한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는 CMP 상담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교수진은 이 시간에는 강의를 하지 않고 면담학생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1학년부터 ‘자원봉사론’ 과목을 개설해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하도록 하고 그 시간을 인증받도록 하는 현장 밀착형 수업을 진행 중이다.

매년 1월 실시되는 사회복지사 1급 시험(8개 과목 필기시험)을 대비해 4학년 과정에는 ‘사회복지 특강’도 개설해 놓고 있다. 1급 시험은 전국의 평균 합격률이 25% 안팎으로 녹록치 않은 시험이다.

앞으로 다가올 사회변화에서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수요와 일자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사회가 앓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사회복지 전문인력 양성이 중원대 사회복지학과의 교육방향이다.

그 중에서도 노인복지 분야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이 2015년 7월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은 2015년 8.2%에서 2060년 17.6%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더 심하다. 2015년 13.1%에서 2060년 무려 40.1%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카타르(41.6%)에 이어 세계 2위. 다시 말해 지금부터 45년 뒤에 한국인 고령 인구 비중은 세계 평균의 두 배를 웃돈다는 것이다.

지은미 씨(4학년)는 “전공 공부를 해나가면서 노인복지 분야에 관심이 점점 더 많아졌다. 최근 귀농하는 분들이 많은데, 특히 은퇴 이후 귀농하는 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농사도 배워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주말 작물반 등 교육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우리 과를 졸업하면 일반 사회복지사 뿐만 아니라 의료, 정신보건, 교정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전문 사회복지사로도 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핵가족화, 청소년 문제와 범죄 증가, 병원 등 각종 복지시설의 확충으로 사회복지사는 미래에도 꾸준히 각광받을 직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학내 봉사동아리에서 3년째 활동 중인 박승연 씨(3학년)는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의 자립 능력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전문직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클라이언트가 개별적으로, 사안마다 해결 방안을 찾는 것보다 전문가인 사회복지사가 적절한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학과는 2015학년도(정원 39명)에 수시로 92%, 정시로 8%를 선발했다. 수시 2종류 중 일반전형(학생부 100% 반영)은 평균 4.3등급, 면접전형(학생부 50%+면접 50%)은 평균 4.7등급이 커트라인이었다. 정시(수능 100% 반영) 합격자는 평균 5.6등급이었다.

중원대 사회복지학과 수시 면접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은 ‘본인이 알고 있는 사회복지제도의 예를 한 가지 들어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보시오’ ‘사회복지분야 중 자신의 관심 분야와 장래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 말해보시오’ 등이다. 사회문제에 대한 전반적 인식과 논리적 의사표현 능력 등이 체크포인트다.

최근 3년간 취업률은 ‘청년 취업난’을 감안할 때 좋은 편이다. 2013년 57.1%, 2014년66.7%, 2015년 61.3%(6월 30일 기준 잠정 집계). 한 학기 등록금은 300만 원인데 성적우수 장학금이나 교수 추천에 따른 희망 장학금 등이 많아 대부분의 학생이 등록금의 반액이나 70~100만 원 가까운 지원을 받고 있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생활관(약 3000명 수용)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괴산=안영식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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