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의 한 마을에서 살충제가 들어 있는 음료수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1명이 숨졌다. 경찰은 누가 살충제를 넣었는지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15일 경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경 김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던 정모 할머니(86)가 숨졌다. 정 할머니는 14일 오후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다른 할머니 5명과 함께 사이다 페트병에 든 음료를 나눠 마신 뒤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한모(77) 민모(83) 이모(88) 라모(89) 할머니 등 4명은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일부는 상태가 나아졌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신모 할머니(65)는 위세척 이후 의식을 회복하는 등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도와 상주시는 공성면사무소에 사고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상주서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구성해 주민을 상대로 탐문과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 마을에는 42가구 86명이 살고 있다. 경찰은 사이다 페트병이 자양강장제 뚜껑으로 닫혀 있었고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마을회관 냉장고에 있었던 점으로 미뤄 누군가 고의로 살충제를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한 결과 살충제는 현재 판매 금지된 농약으로 무색무취하고 인체에 치명적이다. 국과수는 페트병에 있던 살충제의 정확한 양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동네 주민과 외부인 모두 수사 대상에 올려놓고 수사하고 있다. 마을 입구에서 약 400m가량 떨어진 폐쇄회로(CC)TV에 찍힌 차량과 오토바이 등을 분석하고 농약판매점 6곳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을 주민과 할머니들 사이에 마찰이나 갈등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라며 “사망자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한편 살충제 용기 등 증거를 찾기 위해 마을 주변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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