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르치는 대학’에 선정… 학부교육 새 패러다임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6일 03시 00분


[대학탐방]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이 말하는 성장 비결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ACE 사업에 신규 선정된 것에 대해 “정부로부터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학부 교육을 혁신해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가천대 제공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ACE 사업에 신규 선정된 것에 대해 “정부로부터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학부 교육을 혁신해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가천대 제공
최근 공개된 교육부의 ‘잘 가르치는 대학(ACE) 지원사업’ 선정 결과에서 가장 주목을 끈 곳은 가천대였다. 지난해 교육부의 대학 특성화사업(CK-Ⅱ)에서 6개 사업단이 선정돼 수도권 1위(5년간 200억 원 지원)를 차지한 가천대는 올해 ACE 사업에서 경인지역 대학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2012년 유례없는 4년제 사립대 간 통합으로 새롭게 출발한 가천대의 잠재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학 발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길여 총장에게 성장 비결과 발전 계획을 들어봤다.

―올해 ACE 사업은 경쟁률이 7.6 대 1이나 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가천대는 서류평가와 더불어 학계, 연구 및 산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평가단으로부터 엄정한 평가를 거쳐 ACE 사업에 선정됐다. 사업 준비를 위해 밤샘을 마다하지 않고 힘쓴 교직원, 열심히 공부해준 학생들, 늘 관심을 보내주는 학부모와 동문들이 힘이 됐다. ACE 사업 선정을 계기로 ‘가천 리버럴아츠 칼리지’를 중심으로 학부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ACE 사업의 핵심인 학부 교육 혁신의 중심에 리버럴아츠 칼리지가 있다. 5월에 기존 글로벌교양대학을 가천 리버럴아츠 칼리지로 확대 개편했고, 이를 기반으로 2018년까지 학부 교육을 재구조화할 계획이다. 교양 담당 전임교원을 확대하고, 기초학문 강화를 위해 문사철 교육위원회와 기초과학연구원을 신설하고, 교양교육연구센터와 글쓰기센터 및 생명과 나눔센터의 기능을 확대하려고 한다. 기초학문지식 획득에 날개(Wing)를 단다는 의미로 ‘기초학문 WinG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문·이과 통합형 교양강좌인 ‘위대한 강좌 G-series’도 운영할 방침이다. 교양과 전공융복합 과정을 잇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학문적 장벽과 전공 교양 간의 경계를 허물어갈 것이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과 가천대 학생들이 ACE 사업에 선정된 것을 자축하며 최고의 대학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가천대 제공
이길여 가천대 총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과 가천대 학생들이 ACE 사업에 선정된 것을 자축하며 최고의 대학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가천대 제공
―가천대의 ACE 사업이 지향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우리는 ‘G형 인재 양성을 위한 바람개비 교육혁신 모델 심화·확산 사업’을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G형 인재란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뜻한다. 우리 대학의 상징인 바람개비처럼 그 어떤 시련과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재, 박애 봉사 애국의 교육이념을 구현하는 인성이 바른 글로벌 인재로 키우겠다.”

―학교 통합 이후 많은 성과가 이어졌다.

“비교 우위가 있는 학문 분야를 중심으로 대학 특성화를 추진한 결과, 지난해 특성화사업(CK-Ⅱ)에서 수도권 최다인 6개 사업단이 선정됐다. 특성화 사업단 중 하나를 주도하는 바이오나노학과는 ‘2014년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바이오 의약분야 최우수학과로 선정됐다. 고용노동부와 법무부로부터 취업과 유학생 유치 역량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동아일보의 청년드림대학에서 우수대학으로 선정되는 등 다방면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글로벌 인재 양성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학교의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


“국내외에 다양한 교육 환경을 조성해 국제적 감각과 어학 실력을 두루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의 거점인 ‘하와이 가천 글로벌센터’를 비롯해 학점 교류생 해외파견, 원어민 회화 강의 상시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재학생은 물론 예비 신입생까지 함께할 수 있는 영어 프로그램도 호응이 크다. 2012년 하와이 호놀룰루 시 중심에 만든 하와이가천글로벌센터는 지금까지 961명의 가천대생이 거쳐 갔고, 올해도 252명을 파견한다. 단기 어학연수(4주)는 항공료 기숙사비 학비 전액을, 장기 어학연수(15주)는 항공료와 기숙사비를 학교가 지원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뉴욕주립대 등 해외 교류 대학으로 학생을 파견하는 학점 교류생 규모도 2012년 257명에서 지난해 1341명으로 크게 늘었다. 외국인 유학생도 급증해서 현재 학위 과정에 총 449명, 학점 교류 50명, 어학연수생 185명 등 684명이 재학 중이다.”

―학생들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파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FDA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천대생 4명 중 2명이 해외 학회지 논문에 공동 저자로 참가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아서 추가로 8명이 올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국내 대학이 FDA 인턴십에 잇따라 여러 명을 파견하는 것도, 석박사가 아닌 국내 학부생이 해외 기관에 인턴으로 참여하면서 주요 논문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파견생들을 위해 장학금도 신설해 1인당 65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마다 취업이 중요한 이슈다.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2014년 발표한 취업통계에서 가천대는 졸업생 3000명 이상 전국 4년제대 가운데 취업률 7위(56.7%)를 차지했다. 전년(54.8%) 대비 다섯 계단이나 올랐다. 맞춤형 취업 지도와 취업 동아리 지원, 온·오프라인 취업 콘텐츠 무료 제공, 직무별 취업 특강 및 세미나 등 체계적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다. 그 성과로 고용노동부 인력양성사업으로 산업인력관리공단이 발주한 ‘2015 IPP(장기현장실습)형 일학습병행제 사업’ 운영 대학으로 선정돼 2019년까지 매년 10억 원씩 지원을 받아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에 투자하고 있다.”

―대학 발전으로 수험생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입시 경쟁률과 입학 성적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5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학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지원 고교 수도 늘어나고, 2015학년도 입시 계열별 백분위 평균도 전년도보다 인문계열 2.1점, 자연계열 8.2점 올랐다.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입학할 때보다 졸업할 때 더 나은 대학, 동문에게 평생 힘이 되는 대학을 만들겠다.”

▼블루칩 떠오르는 가천대 의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의과대학으로 전환해 2015년 첫 신입생을 뽑은 가천대 의과대학이 의대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5.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를 포함해 최종 등록자의 백분위 평균점수가 97.8점으로 집계됐다. 이 점수는 수도권 의대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다.

이 같은 성과는 가천대 길병원과 세계 수준의 임상 연구 인프라를 갖춘 교육 여건, 6년 전액 장학금, 전원 기숙사 및 기숙사비 지원 등의 파격적인 혜택 때문이다.

가천대 의대는 두 차례 의과대학 평가인증에서 완전인증을 획득하는 등 최고의 교육 여건을 자랑한다. 약대, 한의대, 보건과학대, 간호대와 융복합 교육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있다.
교육부의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에 선정됐던 가천대 산하 3대 연구소(가천뇌과학연구원,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가천바이오나노연구원)와 가천대 길병원(2013년 국가지정 연구중심병원)은 임상과 연구 인프라를 겸비해 가천대 의대가 비상하는 데 양날개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연구용 최신 영상 연구시스템(7.0T MRI)을 보유한 뇌과학연구원은 뇌로부터 발생하는 질변에 대한 연구 성과를 내며 ‘뇌 연구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은 국제실험관리평가인증협회로부터 완전인증을 받은 동물 실험실을 갖고 있다. 이길여 총장의 ‘기초과학에 투자하지 않고는 의대와 병원의 미래는 없다’는 신념으로 일군 성과다.

세계 수준의 연구소는 그에 상응하는 연구역량으로 빛을 내고 있다. 각종 저널의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톰슨 로이터 한국지사에 따르면 2005년부터 10년 동안 국내 의대 임상교수들이 발표한 논문을 분석한 결과 5개 주제 분야에서 가천대의 대외 연구 성과는 25개 주요 의과대학 가운데 CNCI(주제분야, 문서유형 및 발간 연도를 기준으로 표준화한 페이퍼당 평균 피인용 수)에서는 7위, HCP%(주제분야별 과거 10개 연도 피인용 기준 상위 1% 논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유일의 한국마우스대사질환특화센터는 유전자 변형 마우스를 통한 대사성 질환을 연구하는 등 가천대 의대는 길병원의 첨단 의학 시설과 최신 의학교육으로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기존 의학교육 과정을 탈피한 새로운 교육체계도 강점이다. 바로 의예과 2년, 의학과 4년, 인턴 1년, 전공의 4년(가정의학과는 3년) 등 총 11년 과정을 단계적으로 심화하는 ‘가천 G11 프로젝트’이다. 가천대 의대는 2016학년도에 수시모집으로 15명, 정시모집으로 13명 등 28명을 선발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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