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가뭄피해 없게…강화군 저수율 70%까지 끌어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7일 03시 00분


‘농업용수 개발사업’에 국고 투입
옥계리~부근리 15km 수로 설치
준설작업으로 담수용량 2배로 늘려

전국 최악의 가뭄 피해지역인 인천 강화도에서 정부 특별지원이 이뤄져 흥왕저수지 등 주요 저수지와 하천에서 준설작업이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아직까지 5%에 머물고 있는 저수지와 소하천의 담수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강화군 제공
전국 최악의 가뭄 피해지역인 인천 강화도에서 정부 특별지원이 이뤄져 흥왕저수지 등 주요 저수지와 하천에서 준설작업이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아직까지 5%에 머물고 있는 저수지와 소하천의 담수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강화군 제공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대부분의 논이 타들어 갔던 인천 강화도에서 가뭄 극복을 위한 농민들의 사투가 계속되고 있다. 강화도는 전국 최악의 한해(旱害) 지역이어서 박근혜 대통령이 피해 현장을 다녀간 이후 저수지와 배수로 담수량을 늘리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준설작업이 진행됐다. 또 한강 물을 농촌용수로 공급하려는 긴급 사업도 확정됐다. 지난 주말엔 120mm 이상의 단비가 내려 고사 직전의 농작물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강화지역 31곳의 저수지와 소하천의 담수율이 아직 5%에 불과한 데다 콩 메밀 보리 등 대체작물 파종시기가 지나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강화도 최북단 통일전망대 인근의 농지(양사면 철산리) 7ha가량에서 농사를 짓는 김주동 씨(61)도 가뭄 탈출을 위해 수개월째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 지역은 바다와 가까워 마른 논에 하얀 염분이 솟아오르는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김 씨는 최근 어린모가 고사한 논 중 4000m²에 콩을 심었지만 물 부족으로 발아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파종이 가능한 작물 중 김장배추를 선택해 다른 논에 심으려 하고 있다. 김 씨는 “모내기를 한 뒤 최소 25∼30일간 물에 잠겨야 할 논이 4일 만에 말라버릴 정도로 가뭄이 심각했다. 어린모가 자꾸 죽어 같은 논에서 모내기를 3번 했고, 대체작물을 열심히 심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화군은 농민들의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한편 근본적인 예방책을 별도로 마련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강화도를 다녀간 이후 낮은 담수율을 높이려는 준설작업이 바로 시작됐다. 강화군이 요청한 60여억 원의 준설비 중 30억 원가량의 국비가 긴급 지원돼 길상면 선두리 길정천, 하점면 삼거리 삼거천 등 하천과 저수지 35곳에 쌓인 토사를 깊이 1m가량씩 퍼냈다. 강화지역 1만여 ha 농지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주요 하천과 저수지에서의 준설작업이 거의 완료돼 담수용량이 현재보다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국 각지에서 준설장비가 동원돼 작업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정부는 강화도 숙원사업이었던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 사업’에도 국고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480억 원을 투입해 경기 김포시 월곶면 포내리에서 강화도 강화읍 옥림리 옥계리 대산저수지∼해안순환도로∼송해면 숭뢰리∼하점면 부근리 사이 15km 구간에 관로와 양수장, 수로를 설치해주기로 했다. 한강물을 끌어와 강화도의 농업용수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기초조사가 시작되며, 2018년까지 구간별로 단계적으로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문영 강화군 농정과장은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고 있는 강화산 쌀이 가뭄에 시달리는 일이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내년엔 관내 저수율을 70%까지 끌어올려 어떤 가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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