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신차 설계도면 中유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8일 03시 00분


경찰, 협력업체 前직원 등 22명 검거
범퍼 도면 등 영업비밀 200건 빼내… 中업체가 발주한 신차 개발에 활용

현대·기아자동차 신차 범퍼와 지붕 등의 설계도면이 유출돼 중국 업체의 신차 개발에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는 신차 설계도면 등 영업비밀을 유출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전직 직원 김모 씨(34)와 자동차 설계용역업체 대표 곽모 씨(53)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유출에 가담한 협력업체 직원 백모 씨(34) 등 20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A사가 발주한 신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대·기아차가 보유한 기술과 영업비밀을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김 씨는 현대·기아차 협력업체인 B사에서 일하다 퇴직한 뒤 중국 A사의 신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C사에 근무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신차 설계도면을 불법으로 활용한 혐의다. 과거에 근무했던 B사의 직장동료 9명에게서 이메일과 메신저 등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개발 중이던 130여 건의 신차 범퍼와 지붕 부분 설계도면 및 영업비밀을 전달받은 것이다.

C사의 설계용역업체인 D사의 대표이사 곽 씨도 지난해 2∼10월 현대·기아차의 설계도면과 영업비밀 등 70여 건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D사가 현대·기아차와 일하면서 확보한 설계도면을 폐기하지 않고 C사 전산망에 올려 신차 개발 담당자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들이 빼돌려 활용한 자료는 당시 현대·기아차가 개발 중이던 신차 6종을 포함해 총 30종에 이르는 자동차의 외장·차체 관련 3D 설계도면인 것으로 알려졌다. C사는 결과물을 중국 업체(A사)에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범행은 현대·기아차 측이 협력업체 보안감사 과정에서 유출 흔적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설계도면 유출에 중국 업체가 관여했거나 대가성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구속된 김 씨에게 도면을 제공한 이들은 “단순히 친분 관계에서 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기아차#설계도면#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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