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직원들의 기숙사로 쓰이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대우 로얄프라임.’ 겉만 보면 다른 아파트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2014년에 4억9500만 원을 들여 창 바깥 면에 들어오는 햇빛을 최대한 차단하는 블라인드를 설치하는 등 리모델링 작업을 했다. 에너지 절약형 주택 ‘패시브 하우스’에 사용되는 기술을 일부 적용한 것이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여름철에 냉방을 해 실내 온도를 21도로 낮췄다가 에어컨을 끄고 4시간 반이 지났을 때 리모델링 전에는 온도가 26.6도까지 상승했지만 리모델링 뒤에는 24.1도로 올라가는데 그쳤다. 똑같이 냉방을 해도 그 효과가 훨씬 길게 지속되는 셈이다. 실제로 리모델링 후 이 건물의 냉방비는 30% 가량 줄었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여름철 냉방비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덕분에 에너지 절약형 주택인 패시브 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첨단 공법을 이용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주택이다.
보통 3중 유리창을 설치하고 단열재도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두께의 3배인 30cm 이상으로 설치한다. 여름에는 햇빛이 들어오는 것을, 겨울에는 내부의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꼼꼼히 막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패시브 하우스는 일반 주택에 비해 최대 80%까지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냉·난방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직까지는 건축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패시브 하우스 도입초기에 수입 자재가 많이 쓰여 건축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자재 생산이 이루어지면서 비용이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한다. 또 냉난방비가 절감돼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득이라고 설명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동우 박사는 “주택 건축비가 15~20% 정도 더 들지만 냉난방비가 30% 이상 줄어 15년이면 투자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국토교통부는 에너지 감축을 위한 리모델링에 대해 공사비 대출을 지원하고, 이자 일부를 보조하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시행중이다. 서울시 역시 단열창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교체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할 경우 주택에는 최대 1000만 원, 건물은 최대 20억 원까지 연 1.75%의 저금리로 지원하는 에너지효율화사업(BRP)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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