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는 기초학문 지킬 의무 있어… 8억 들여 지성-인성 갖춘 리더 육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1일 03시 00분


김기섭 부산대 총장

20일 부산대 김기섭 총장이 기초학문 진흥사업의 추진 배경과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대는 2학기부터 발전기금 8억 원을 기초학문 지원에 쓰기로 결정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20일 부산대 김기섭 총장이 기초학문 진흥사업의 추진 배경과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대는 2학기부터 발전기금 8억 원을 기초학문 지원에 쓰기로 결정했다. 부산=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대학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기초학문을 다루는 학과를 폐지하고 취업률 높은 학과를 늘리는 등 ‘개혁’이란 명분 아래 곳곳에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부산대는 기초학문을 육성하기 위해 2학기부터 발전기금 8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발전기금은 대학을 위해 기업이나 독지가가 낸 기부금으로 정부 예산, 등록금과 함께 국립대 운영에 밑거름이 되는 재원이다.

부산대 김기섭 총장(58)은 2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이 취업 경쟁에 내몰린다고 국립대마저 기초학문을 소홀히 할 순 없다”며 결정 배경을 밝혔다. 김 총장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립대는 우리 사회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며 “기초학문을 등한시하면 지성과 인성을 두루 갖춘 리더를 결코 배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부산대는 1월 교육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기초학문진흥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약 6개월간의 협의와 검토를 거쳐 기초학문 발전을 위한 규정을 만들고 세부계획을 수립했다. 김 총장은 “2006년부터 매년 3억 원가량의 기금을 마련해 인문·사회 분야 교수들의 연구비를 지원했지만 다른 학문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고, 특히 학생들을 위한 사업이 전무했다”며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대의 ‘기초학문 진흥사업’은 △교육 △연구 △대중화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5억3000만 원을 들여 학·석사 연계과정 장학사업과 해외연수(파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인문·사회·자연과학 계열 기초학문 분야의 학·석사 연계 과정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는 석사 3학기 등록금 전액을, 학·석·박사 통합연계과정 학생에게는 전체 7학기 가운데 1, 4학기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해외연수 지원에는 3억8000만 원을 투입한다.

또 기초학문연구회에 5000만 원을, 대학원생 학술활동에 1억6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기존에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던 연구 분야 대학원생과 학부생을 위한 지원을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와 소통의 길도 넓힌다. 기초학문 부흥을 위해선 지역사회 연계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초학문 학과 소속 전임교원들이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시민을 위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2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선정된 콘텐츠를 시민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4000만 원을 지원한다. 김 총장은 “콘텐츠 개발과 강연비 지원 등의 사업은 학내 교양교육원과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전담할 예정”이라고 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김기섭#부산대#국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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