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공단, 직무중심 첫 선발
전문대 졸업생-18세 女商인턴 등 학력-스펙-나이 벽 뚫고 당당 합격
1일부터 북한산국립공원 안전방재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홍수연 씨(25)는 대학에서 국제관광학을 전공했다. 홍 씨가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직무에서 일하게 된 것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실시 중인 ‘직무중심 채용’ 덕분. 구조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홍 씨는 입사 시험에서 응급구조사, 의료관리사 등의 자격증, 병원 응급실 근무 경험, 축구대회에서 응급구조사로 활동한 경력 등을 인정받아 수석으로 합격했다.
정부는 이처럼 각 공공기관 공채를 직무중심 평가로 전면 개편 중이다. 올해만 130곳에서 3000명을 국가직무능력표준(NCS·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 등을 797개 직무로 체계화)에 따라 선발한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관리공단도 NCS 평가를 도입해 58명을 선발했다. 서류전형에서는 전공과 자원봉사 평가를 폐지하고, 어학시험은 일정 기준(토익 800점)을 넘으면 만점 처리했다. 특히 구조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된 안전방재직은 실기전형까지 도입했다. 탐방객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 능력을 집중 평가하기 위해서다.
시험 방법을 바꾸자 4년제 대졸자 일색이던 학력도 다양해져 전문대와 고교 졸업 사원도 각각 3명이 입사했다. 재무·회계 분야 고졸 인턴(채용연계형)으로 입사한 김세미 씨(18)는 전남여상 재학 중 17개의 자격증을 취득한 재원이다. 일찌감치 이 분야에서 일하기로 마음먹고 차근차근 준비한 덕이다.
최고령 입사자인 하윤호 씨(49)는 2010년 비정규직으로 공단에 입사해서 북한산국립공원 재난구조대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일하는 도중에도 응급처치법 강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번 공채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는 “고졸이고 나이도 많은 제가 신입사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직무중심 채용 덕분”이라고 말했다.
직무평가가 도입된 이후 원서만 넣고 보는 지원자가 크게 줄면서 공채 지원자 수는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었다. 면접에 응시한 210명 중 88%가 “직무 역량을 충분히 평가받았다”고 답할 정도로 응시자 만족도도 높다. 박보환 이사장은 “NCS 채용과 연계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입사 후에도 직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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