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근대 문화재 관리 우리가 책임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3일 03시 00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 캠프’… 28명 청소년 고인돌 등 실태 조사
보존계획 등 보고서 만들기 구슬땀

문화재청이 주최한 ‘2015 청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 3.0 캠프’ 참가 청소년들이 19일 강화도 문화유적지를 둘러보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126명이 유적지 탐방, 보존계획서 작성 등의 활동을 거쳐 12월 중 정식 세계유산 지킴이로 선정될 예정이다. 해반문화사랑회 제공
문화재청이 주최한 ‘2015 청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 3.0 캠프’ 참가 청소년들이 19일 강화도 문화유적지를 둘러보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126명이 유적지 탐방, 보존계획서 작성 등의 활동을 거쳐 12월 중 정식 세계유산 지킴이로 선정될 예정이다. 해반문화사랑회 제공
“강화역사박물관 야외에 있는 고인돌공원 내 체험시설이 부족했어요. 거석문화를 알리는 공간인데 인위적으로 만든 모아상 등 해외 석상을 엉뚱하게 배치했고, 선사시대 움집 안에는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18∼21일 인천 강화도 ‘강화로얄유스호스텔’에서 3박 4일간 진행됐던 ‘2015 청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 3.0 캠프’ 참가자들이 쏟아낸 지적이다. 문화재청에서 선발한 수도권 지역 청소년 6개 팀 28명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강화도 고인돌과 남한산성, 수원 화성 등 유적지를 돌아본 뒤 보존 관리 대책을 마련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5기째인 이 캠프는 전국 공모전 1차 예선을 통과한 30개 팀 126명을 권역별로 나눠 전국 4곳에서 현장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의뢰를 받은 해반문화사랑회가 인천에선 처음으로 이 캠프를 12월까지 위탁 운영한다.

인천의 6개 팀은 19일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 선사유적지와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초지진, 광성보, 월곶진, 연미정 등 돈대(국방유적지)를 돌아봤다. 이날 저녁 전체 및 분임별 토론 과정에서 강화유적지 관리 실태에 대한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부근리 고인돌공원은 거대한 북방식 지석묘 외 흥미를 유발할 프로그램이 전무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인천시가 의욕적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돈대의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히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강화도 해안에 남아 있는 54곳의 돈대 중 6곳을 탐방한 청소년들은 돈대 주변의 빼어난 절경엔 감탄을 금치 못했지만 원형 보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한 참가자는 “외포리 인근의 삼암돈대는 거의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남아 있지만 나머지는 거의 재건축 수준이어서 역사적 체취를 느끼기 어려웠다. 아직 군 초소로도 활용되는 돈대가 많은 만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유산 특성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1월 말까지 팀별로 정한 문화재를 테마로 보존, 홍보, 교육 활성화 프로젝트를 마련해 문화재청 심의를 받을 예정이다. 인천지역 예비 문화재지킴이들은 문화해설사 등 전문가(멘토)에게 자문해 활동계획서 수정작업을 거친 뒤 중간보고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6개 팀 중 3개 팀이 12월 초쯤 열릴 문화재청 주관의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전국의 다른 팀들도 합류한 본선에서 대상이 가려지게 된다.

1994년 설립된 해반문화사랑회는 근대유적 서적 발간, 100년 전 창고지대의 예술촌(인천아트플랫폼) 조성 주도, 인천 근대문화재 둘레길 개발, 문화재지킴이 양성 등 문화유산 보존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최정숙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은 “세계유산지킴이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문화재에 대한 지식이 아주 해박한 데다 보존 계획도 상상을 초월하는 발상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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