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장애인 전문치과인 푸르메치과에서 치료받은 환자가 21일로 5000명을 넘어섰다. 2007년 7월 개원한 이래 8년 만으로 진료건수는 3만 건이 넘는다.
21일 서울 종로구 푸르메치과에서 만난 이기열 씨(36)가 2010년 병원을 찾았을 때 그의 치아는 위아래 다 합해도 10개 정도에 불과했다. 음식을 씹을 때도 어금니가 없어 앞니만 썼다. 이 씨는 “푸르메재단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올해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는데 틀니를 할 때보다 자신감 넘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푸르메재단의 치료비 지원을 받은 사람은 150명에 달한다.
최두호 씨(22) 역시 만성치주염으로 잇몸까지 무너져 올해 5월 병원을 찾을 때만 해도 앞니 빠진 자리를 숨기려고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다. 하지만 한 달 반 동안 치료를 받고 난 뒤에는 완벽한 ‘미소남’으로 변신했다. 이날 최 씨와 함께 병원을 방문한 전익수 인천시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 사회복지사(36)는 “두호의 예전 소원이 환하게 웃고 싶다는 거였는데 요즘은 당당함을 넘어 머리에 무스도 바르고 외모에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푸르메치과가 장애인 치과 1호가 된 이유는 국내의 열악한 환경과도 관련 있다. 현재 이 병원 이용자는 지체장애(26%) 뇌병변 환자(12%) 외에 시각(9%) 청각(7%) 지적장애(7%)를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들을 치료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반치과는 장애인 환자를 거의 받지 않는다. 휠체어 이용이 불편하거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도 많아 치료를 포기하는 장애인도 많다. 스스로 양치하기 어려운 장애인도 많아 20, 30대에 치아 절반 이상이 손상된 사례가 적지 않다.
정부의 지원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 장애인 특별수가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애인 △기초수급자 △자기 치아가 7개 이하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푸르메치과 백한승 의사(38)는 “더 많은 중증장애인이 환한 미소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