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와 합쳐 부수 300만부 육박
글로벌화-디지털화 전략 중점… FT내부선 편집권 훼손 우려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4일 8억4400만 파운드(약 1조5000억 원)에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세계 비즈니스 미디어가 ‘닛케이·FT’와 ‘월스트리트저널을 거느린 다우존스(DJ) 그룹’의 2강 체제로 재편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닛케이(273만9000부)와 FT(22만5000부)의 발행부수를 합치면 약 296만4000부로 월스트리트저널(146만3000부)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닛케이는 FT 인수를 통해 글로벌화와 디지털화 성장 전략에 본격 돌입했다. 일본 신문 시장이 위축 일로에 있는 가운데 닛케이는 2013년 영문판으로 아시아 경제 뉴스를 전하는 온라인 매체 ‘닛케이 아시안 리뷰’를 창간했다.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영어 뉴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다. 닛케이는 FT라는 영문 미디어를 통해 닛케이가 생산한 아시아 경제 뉴스 시장을 장악한다는 방침이다.
닛케이는 디지털 시장에서도 ‘윈-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닛케이와 FT 인터넷판 유료 회원은 각각 43만 명과 50만4000명으로 약 93만4000명이다. 여기에 다양한 서비스 보강을 통해 약 900만 명에 이르는 양사의 무료 회원을 유료 회원으로 전환시키면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FT 소속 기자들 사이에서는 편집권의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FT는 23일 ‘(편집에 대해) 불간섭주의 경영자(Hands-off owner)가 FT를 팔았다’라는 제목으로 닛케이의 FT 인수 사실을 크게 보도했다. FT의 모회사인 피어슨은 1957년 FT 경영에 나섰을 당시 편집국장 선임을 제외하고는 편집권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맹세했고, 실제로 그 방침을 지켜 왔다. 하지만 닛케이는 언론사인 만큼 인력 등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편집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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