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추가경정예산안 합의문에 붙은 이 같은 부대조건을 놓고 여야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가 세수를 늘려야 한다는 원칙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에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법인세 인상 여부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4일 의원총회에서 “법인세 정비라는 합의 속에는 법인세 정상화까지 논의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라고 법인세 인상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법인세 인상 필요성을 주장했던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낙마하면서 새누리당은 이번에 ‘법인세 인상 불가’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추경 합의문에 대해서도 김재원 대통령정무특보는 “재정 확충 방안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논의해 보자라는 그런 의미”라고 강조했다. 인상을 전제로 한 합의가 아니라는 얘기다.
새정치연합은 9월 정기국회에서 법인세 인상을 이슈화할 태세다. 구체적으로 3단계 과세표준 구간이 적용되는 현행 법인세율에 과세표준 ‘500억 원 초과’ 구간을 추가로 신설해 25%의 법인세율을 매기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들의 세율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대기업으로부터 세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 여당은 법인세 인상은 경제 살리기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대신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을 정비해 실질적으로 세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흑자를 내는 대기업은 과거 적자 규모에 상관없이 법인세를 내도록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세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지지부진했던 소득세 인상 논의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연소득 3억 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해 소득세 50%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하는 법안 등 ‘부자증세법’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다.
기재위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2013년 세법 개정을 통해 현행 최고세율 38%에 해당하는 구간을 연소득 3억 원 초과에서 1억5000만 원 초과로 낮췄다”며 “추가적인 인상 논의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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